공군 전투기 조종사 A소령이 최근 비행단을 떠나 공군본부 역사기록단으로 발령났다. 이달 중 부임하면 조종간 대신 공군 역사와 관련된 서류더미를 뒤적이게 된다. 이번 인사는 A소령이 1994년 소위로 임관해 의무복무 기간(10년)을 다 채운 후 전역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뒤 단행됐다. 앞서 국방부에 낸 인사소청심사까지 기각당한 뒤였다. A소령만이 아니다.
그와 같은 처지의 공군 전투기 조종사 35명 중 상당수에 대해 일선 비행단 전투기 조종 임무에서 비(非)조종 부서로 보직을 바꾸는 인사조치가 진행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공군사관학교 출신 중에 A소령처럼 조종과 무관한 보직으로 전보조치된 장교는 5~6명 선이다. 모 소령은 공군대학 연구부로, 또 다른 소령은 에어쇼 팀에서 행사 준비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20명 안팎의 조종사는 유사시에만 전투기 조종에 투입되는 ‘일선행정직’으로 발령이 났거나 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전력공백이 우려된다”며 이들의 전역을 제한했던 군 당국의 조치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투기 조종 임무를 맡기지 않을 거라면 조종사들의 전역을 막을 이유가 없었지 않으냐는 것이다. 논란이 된 조종사들은 F-16 조종사 9명을 포함, F-4, F-5 등 대부분 주력 전투기를 조종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이에 대해 해당 조종사들은 다음 주말 공군본부 근처 대전시에 모여 국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책성 인사’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 중에는 “군에서 마음이 떠난 바에야 행정부서로 가겠다”며 보직 변경을 희망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갈등을 봉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