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李在禎) 통일부장관은 2일 신년사에서 “북의 빈곤에 대해 3000억달러 수출국으로, 세계경제 10위권 국가로서 또 같은 민족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사를 통해 “북의 빈곤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한 한반도의 안보는 언제나 위험스러울 것이며 평화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가난해서 핵실험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빈곤도 북한이 핵 실험을 한 배경”이라고도 했다. 이 장관이 언급한 북한의 ‘빈곤문제’는 단순한 쌀·비료 지원 등과 달리 북한의 당면 문제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이어서 대규모 대북지원 구상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해는 대통령선거가 있는데다, 정부·여당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어 특히 이 장관의 발언이 주목 받고 있다.

이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밝힌 대북지원 방향에 대한 설명을 요청 받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핵문제와 빈곤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빈곤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대북 지원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보다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협력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여러 분야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빈곤 문제도 해결 과정에서 결국 우리 책임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당국자는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우리 때문에 북한이 못살게 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놓고 북한 문제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