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공동수상이 많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연기상은 연기를 잘하는 사람한테 주는 거 아닌가요? 이럴 바에는 그냥 폐지하세요.”, “저게 연기대상이냐? 주몽 잔치지”

지난달 31일 새벽 MBC ‘연기대상’이 끝난 뒤, MBC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는 무수한 비난이 쏟아졌다. 부문별 2~3명 공동수상은 기본. 가족상, 베스트 커플상 등 온갖 종류의 상이 남발되면서 시청자들은 짜증 섞인 한숨부터 내쉬어야 했다. ‘주몽’ 출연자들에게 너무 많은 시상이 이뤄지면서 “연장에 동의해준 배우들에게 보은(報恩)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까지 터져 나왔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해 드라마를 총결산하는 잔치, 연말 연기대상이 무리한 ‘상 퍼주기’로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MBC ‘연기대상’ 수상자 수는 43명. 지난 해 38명에 비해 5명 늘었다. 특별상을 ‘대하사극’, ‘연속극’, ‘단막극’ 부문으로 나누고, 중견배우상도 새로 만들어 시상했기 때문. KBS와 SBS도 올해 각각 41명과 38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방송사들이 이렇듯 많은 상을 나눠주는 이유는 자신들 드라마에 한 해 동안 출연했던 연기자들을 적당한 선에서 ‘대우’해줘야 한다는 인식 때문. 한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 PD는 “시청률이 높았던 작품은 물론이고 비록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작품에 출연했더라도 스타급 연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명에게 상을 주지 않을 수 없다”며 “지상파 방송사 연기대상은 냉정한 연기력 평가의 장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수상자가 늘어나면서 상의 희소가치가 떨어지자 시청자 관심도 사라지고 있다.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 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MBC ‘연기대상’의 2003년도 시청률은 32.2%였으나, 2006년 시청률은 18.8%에 불과했다. SBS ‘연기대상’의 경우, 2003년 18.8%에서 2006년 12.7%로 역시 대폭 하락했다. KBS 2TV만이 2003년 11.8%에서 2005년 15.2%, 2006년 14.8%로 소폭 등락을 거듭했을 뿐이다. 송종길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는 “이제 지상파 방송사뿐 아니라 케이블·위성 채널에서도 신작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으니 미국 에미상처럼 통합적인 드라마 시상식이 있어야 한다”며 “요즘 지상파 방송 연기대상은 권위가 없는 집안 잔치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