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근대 지리학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와 위대한 수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가 주인공. 두 학자는 1828년 9월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자연과학자 회의에서 만난다. 소설은 여행을 싫어하는 가우스가 출발 당일 아침에도 침대에 숨어있는 장면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1장에서는 행사를 통해 뭐든 기념하고 싶어하는 훔볼트와 격식이라면 머리를 내두르는 가우스의 희극적인 만남, 두 사람이 사진을 찍기 위해 부둥켜 안은 곳에 나타나 ‘집회 금지’를 외치며 달려드는 프로이센의 경찰 등을 익살스럽게 그린다.
이어 소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했던 두 천재 학자의 지나온 인생과 내면풍경을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훔볼트는 스페인으로부터 남미탐사 허가를 얻기 위해 마드리드까지 마차를 타고 가는데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가 길에서 보는 모든 것을 측정하려 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탐사를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가는 곳마다 환영인파가 몰려들어 탐사는 시작도 못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연발한다.
반면 가우스는 진부한 일상과 위대한 수의 세계 사이에서 치통과 싸우고 매춘에 빠져드는 기이한 풍모로 묘사된다. 과년한 딸이 시집을 가지 못하자 가우스는 아들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못생겨서”라는 아들의 말에 그는 딸의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합리적인 답변”이라며 흡족해 한다. 논리가 인정보다 앞서는 수학자의 내면 풍경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한국어판은 오는 2월쯤 시중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