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center"><a href=http://www.libro.co.kr/Product/BookDetail.libro?goods_id=0100006025691 target=`_blank`><img src=http://health.chosun.com/wdata/photo/news/200510/20051024000007_01.gif width=110 border=0></a><

책읽기 좋은 계절은 역시 한겨울. 온 세상이 얼어붙은 때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추위를 잊고 따뜻한 세상,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뜨뜻한 아랫목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읽을 수 있는 책, 즐겁게 읽다 보면 어느새 웅숭깊게 다가오는 책을 소개한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읽을 만한 책으로는 역시 만화책이 제격. 군밤을 까먹으면서 만화책을 보았던 기억은 한국인이라면 거의 갖는 ‘원초적 행복’이 아닐까.

‘오세영-한국단편소설과 만남’(청년사)은 만화가의 이름을 그대로 딴 만화책. 버금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의 명작,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의 단편들을 만화로 그려냈다. 당시 현실을 탄탄하게 고증하며 원작에 충실하게 그려내기에 무려 857쪽의 만화책이 술술 넘어간다.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다. 동화와 민담은 상상력의 영원한 모태, 민중의 삶이 담긴 현실의 우주다.

‘세계의 동화’(크리스치안 슈트리히 지음·김재혁 옮김·현대문학)는 저자가 10년 동안 세계의 동화와 민담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가장 아름다운 100편을 선정, 소개한 무삭제 원본. 학술적 차원이 아니라 시적인 차원에서 배열하였다니 직접 확인하며 읽어 보자. 구성의 중요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깨닫는 바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타트야나 하우프트만이 그린 600여 편의 빼어난 삽화들은 이 책을 그림책처럼 돋보이게 한다. 앞의 책에 담긴 동화와 민담들이 서구 일색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면 서구가 곧 세계인가 비판적으로 사고했다는 증거.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설화의 시대, 영험한 이야기들’(리상호 외 옮김·보리), ‘폭포는 돼지가 다 먹었지요-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이야기들’(김찬순 옮김·보리) 등은 내 안에 숨어 있는 ‘우리’를 찾을 수 있는 즐거운 탐사 도구다. 흥미진진한 책들을 고를 때 과학책을 제쳐놓을 수 없다.

‘어느 날 무인도에 뚝 떨어진다면 당신은 살아갈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박상준·박경수 지음·이우일 그림·뜨인돌) 시리즈물은 어느새 21권까지 확대된 과학책 분야의 베스트 셀러. 20세의 ‘대딩 새내기’ 주인공인 노빈손이 활약하면서 읽는 재미와 아는 즐거움을 동시에 준다. 현재 무인도에서 탈출한 노빈손은 피라미드와 일본, 버뮤다와 아마존, 에버랜드, 심지어 1만년 후의 미래까지 좌충우돌하는 중! 겨울 바다에 가 본 적이 있는가.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운 겨울 바다의 묘한 매력, 그야말로 마력 그 자체다.

추운 겨울의 남해 바다를 뜨겁게 떠올리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임진왜란 해전사’(이민웅·청어람미디어)다. 현재 해군 사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보태고 다듬어 만든 책. 학술서임에도 재미있어서 여타의 딱딱한 학술서 읽기에 도전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도 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안으로 군주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서도 밖으로 왜적들과 싸우며 죽음으로 조국을 지켜낸 이순신 장군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호흡처럼 들고나는 포구 너머로 펼쳐지는 남쪽 바다, 그 위에서 스스로 더욱 강해진 거인의 자취를 더듬다 보면 문득 남해 바다, 가까운 겨울 바다로 달려가고 싶어지리라.

어느 한 작가의 작품들에만 푹 빠져 보는 것도 좋은 방법. 나 역시 얼마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책들을 다시 한 번 읽을 것이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를 비롯해 ‘태양의 아이’, ‘모래밭 아이들’, ‘소녀의 마음’ 처럼 재미있으면서도 감명깊게 다가온 책들을 읽다 보면 지난 여름 일본에서 어렵게 뵌 선생님에 대한 이런저런 추억들 또한 겹쳐질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