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인권탄압을 언급하지 않고 남북의 작가들이 만났습니다. 그들은 껄끄러운 문제를 피하고 어려운 과업을 해냈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두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사악한 일에 암묵적으로 찬성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세상의 모든 사악한 정권이 원하는 것입니다.”(소설가 복거일)

중도 보수 계열의 문인·학자·예술인들이 북한 인권과 핵 문제에 침묵하는 민족문학계열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민주주의 예술문화단체인 문화미래포럼(상임대표 복거일)은 27일 오후 2시 서울 충무아트센터 컨벤션 센터에서 ‘자유주의, 전체주의, 그리고 예술’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김태환 덕성여대 교수, 장원재 숭실대 교수, 음악평론가 왕치선씨, 이호림 성균관대 강사 등이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복거일씨는 “북한 정권의 선전선동 요원들인 북한 작가들과의 교류는 예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북한의 술수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남북 문인단체의 이름에 김대중·김정일 두 사람의 작품인 6·15라는 표현이 쓰인 것 자체가 이미 이 단체 결성 목적의 정치성을 웅변한다”고 경고했다.

장원재 교수는 ‘남북 문학교류가 지닌 정치적 함의’라는 발표문을 통해 “6·16남북 문학인협회를 포함한 모든 남북 문학인 교류는 근본적으로 성립 불가능한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그 근거로 ▲남과 북이 사용하는 ‘문학’이란 개념의 역할 및 정의가 서로 판이하게 다르고 ▲북한에는 예술가라는 직군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에는 문학인이 없고, (북한 문인은) 선전선동에 동원된 2부 리그 정치가들”이라고 강조했다. 이호림 성균관대 강사는 ‘월북문인과 월북의 이념’이란 발표문에서 “민족문학담론이 한국 문학의 주류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은 1988년 이후의 월북문인 해금과 그후 국내에서 이루어진 월북문인들에 대한 문학사상의 긍정적 평가에 기인한다”며 “그러나 그들이 우리 근대문학 형성에 공헌했다고 해서 그들의 이념적 선택까지 긍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