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복지관의 장애인 □□□입니다. 이 반지는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반지입니다. 태극무늬도 있고, 여러 가지 색깔의 하트 모양도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다녀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분들, 노약자 좌석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분들, 그리고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거나 모금활동을 하는 분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어느 날 만난 그분도 ‘그런 분’ 가운데 하나였다.
엄마에게 받은 돈을 들고 다가가 “분홍색 하트모양 하나 주세요” 하는 아이에게 하나를 건네주고, 나를 비롯해 무심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을 지나쳐가고 있었다. 그때, 내 옆에 있던 노신사가 부르더니 1000원을 건네고는 나는 물건은 필요 없으니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이 장애인은 “물건이 필요 없거나 마음에 안 드시면 안 사셔도 됩니다”라며 1000원을 다시 돌려드렸다.
“지하철에서 모금하는 사람들 가운데 가짜 장애인도 많다더라.” “걸인 가운데는 어떤 누구보다도 윤택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더라.” 언제부터인가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공공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모금에 냉담해졌다. 하지만 노신사와 장애인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돈을 내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 기부를 하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내 자신의 만족을 사는 것은 아닐까?
크리스마스 실(seal), 사랑의 열매, 구세군의 방울소리. 연말연시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을 요구한다. 연말연시에만 반짝하는 일회성 행사 같은 느낌도 있지만, 마치 백화점의 바겐세일처럼, 지금이 아니면 좀처럼 기회를 내기 어려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