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건배사는 제창자의 인격·지적 수준은 물론이고 만찬의 성격과 수준, 나머지 행사의 예고편으로서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건배사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건배사도 작은 연설이므로 구조가 있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KISS(Keep It Simple and Short!)에 입각해서 짧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자리의 의미·주제·기원 등을 전달하는 게 좋다. 또 제창되는 경우를 가정해 따라 하기 쉬워야 한다. 건배를 할 때는 너무 오버해서 잔을 쭉 머리 위까지 올리지 말고 자신의 눈높이 정도로 올린다. 우리 식으로 ‘원샷!’을 하는 건 당연히 금물이다.

지나치게 흔한 건배사인 ‘위하여’ ‘원샷’ 외에, 연말모임에서 함께 외칠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의미심장한 건배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진달래’를 추천한다.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라는 뜻으로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강조할 때 쓸 수 있다. 제창자가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 모두가 내일로 희망을 나르는 희망 메신저가 되기를 바라면서 제가 건배를 제의하겠습니다.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라고 말하면, 참석자들이 “진달래!” 하고 힘차게 외치면 된다. ‘나가자’도 기억할 만하다. ‘나라를 위하여, 가정을 위하여, 자신을 위하여’란 뜻으로,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최선을 다해 사는 사람들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사용한다. ‘개나리’도 있다. ‘계(개)급장 떼고 나이는 잊고, Relax&Refresh 하자’는 뜻으로 권위·위엄을 벗고 위아래가 모두 하나가 되어 편하게 즐기며 기분을 전환하자는 회식용 건배사에 속한다. ‘당나귀’도 괜찮다.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라는 뜻이다. 만약 20년 만의 동창 모임이라면 “나이야 가라”가 어떨까. 제창자가 “나이야”라고 말하면 참석자들이 “가라”하고 힘차게 외쳐보자.

건배사 만큼 중요한 것이 건배사를 듣는 사람의 자세다. 가끔 너무 흥에 겨운 나머지 오버해서 주최자가 해야 할 건배를 참석자가 외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진다. 술을 마시지 못한다고, 또는 지금 한약을 먹거나 특정 종교를 믿는다고 건배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마시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 물이라도 채워 예의를 표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표정과 눈을 부드럽게 맞추는 아이 콘택트(Eye Contact). 대체로 건배하는 그 순간은 사진으로 남기 쉬운데 심지어 건배 사진을 찍기 위해 건배를 한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그러기에 되도록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어야 한다. 자! 2006년 열심히 살아온 당신을 위해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