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레이스백화점 대표 김흥주(57·구속)씨로부터 16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수도권 검찰청 H부장검사가 두번째 받은 10억원을 한 달여 만에 김씨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져, 로비에 실패한 뒤 돈을 돌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H부장검사가 10억원을 받은 시점은 김씨의 G금고 인수 관련 금융감독원 로비와 검찰 내사 무마 로비 시점과 같고, 돌려준 시점은 김씨가 G금고 인수를 포기한 시점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H부장검사는 본지 보도(12월18일자)에 대해 “2000년쯤 김씨에게 빌려준 17억원을 받기 위해 1년 동안 쫓아다니다시피 해 4차례에 걸쳐 17억원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있다. 10억원을 돌려준 이유에 대해 H부장검사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측근은 18일 “G금고 인수 작업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서 10억원이 건네졌고, G금고 인수가 중단된 뒤 돌려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금고 인수 로비를 벌이던 2001년 2월쯤 H부장검사에게 10억원을 건넸으나, 대검이 금감원 간부 상대 로비 혐의를 내사하자 한 달 뒤쯤 인수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H부장검사는 10억원 외에 3억원씩을 두 차례 받았는데, 이 시기는 금감원에 대한 로비가 집중되고 K검사장이 대검 관계자에게 내사 무마 압력을 넣은 시점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처음 3억원은 금감원 인사에 대한 로비용으로, 맨나중 3억원은 인수 포기후에도 계속된 내사를 무마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김씨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K검사장은 “H부장과 함께 근무한 적은 있지만, 금품거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성호(金成浩)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H부장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K검사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연기했다”며 “서울서부지검의 수사 결과에 따라 감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서부지검은 G금고 인수과정에서 김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금감원 고위간부를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