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살인자들이오. 그대들에게서 태어나야 할 아이들을 낳지 않고 있으니 말이오.”
독신자들에게 이런 ‘극언’을 퍼부은 이는 로마제국 황제 아우구스투스였다. 요즘 세상 같으면 ‘막말’로 지탄 받고 소송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로마에서는 독신자가 ‘죄인’이었다. 독신자들은 세금·벌금을 더 내고 유산도 못 받았다. 제국 건설에 여념이 없던 로마제국은 결혼, 정확히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신분제한도 풀고 3자녀 이상을 둔 경우엔 공직 취임 하한연령을 낮춰주기도 했다.
페르시아에서도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은 ‘저 세상으로 가는 다리가 끊긴 사람’으로 백안시했으며,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독신자는 인간이 아니다’고 여겼다. 프랑스에서 ‘독신’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이 16세기, ‘독신자’라는 단어가 탄생한 것은 18세기라고 한다. 그 이전에는 ‘독신’은 독립적인 지위가 아니라 결혼을 위한 ‘대기상태’ 취급을 받았다.
그나마도 독신은 성직자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프랑스의 문헌학자인 저자는 자료를 샅샅이 뒤져 ‘독신’을 주제로 한 일종의 백과사전을 만들어냈다.
책에 따르면 독신자를 벌금으로 처벌하는 방식은 계속 이어진다. 프랑스령 캐나다에서도 17세기까지 아들은 20세, 딸은 16세에 결혼시키지 못한 아버지는 벌금을 물었고, 심지어 프랑스대혁명 후의 혁명세력들도 독신자에게는 세금을 더 매겼다. 유사 이래 인류가 독신에 대해서 얼마나 억압적이고 폭력적이었는지 소상히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