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산하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최근 법원이 간첩혐의를 인정했던 황인욱(黃仁旭)씨를 ‘민주화유공자’로 인정한 것이 14일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제190차 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지난 4일, 7대1의 찬성으로 황씨를 민주화유공자로 결정했다. 황씨는 1987년 서울대 재학시절 학생조직인 구국학생연맹(구학련)에 가담·활동한 것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3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구학련은 ‘반미구국투쟁을 통한 반미자주화·반파쇼 민주화·조국통일촉진’ 등을 목표로 삼았고 법원은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판결했다.

하지만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는 심사에서 해당 단체에 대해 “그 타도 대상이 군사독재정권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법원의 판결을 뒤집었고, 황씨 활동에 대해서는 “불법으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정권에 항거함으로써 민주헌정질서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평가했다.

황씨는 해당 사건으로 2년간 복역한 후 1992년에는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에 연루되어 국가보안법상 간첩 혐의 등으로 징역 13년을 선고 받았지만, 회의록에 따르면 이 부분은 심사 과정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황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부지역당 사건에 가담해 간첩활동을 한 것을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그 사건에 대해 명예회복을 신청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며 “이번에도 학생운동 시절의 사건에만 국한해서 명예회복을 신청한 것”이라고 했다.

회의록 자료 등을 제공한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황씨가 북한의 주사파 사고에 빠져 간첩행위를 했다는 것은 법원 결정뿐 아니라 본인도 인정하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자인 국무총리 또는 대통령이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