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독일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가 과연 역사적 사실인지를 가리겠다는 취지로 지난 11~12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제1회 홀로코스트 회의.’ 평소 “이스라엘은 지도에서 지워야 할 나라” “홀로코스트는 허구”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고, 30개국에서 온 67명의 ‘악명 높은’ 반(反)이스라엘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 검은 모자, 검은 옷 차림에 구레나룻과 수염을 잔뜩 기른 정통 유대교 랍비들이 참석했다. 12일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서방이 중동을 지배하려고, 홀로코스트를 선전 도구로 사용했다”면서 “소련이 사라진 것처럼 이스라엘이 없어지고 나면 인류는 자유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KKK단(백인우월주의단체)의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Duke)도 유대 민족주의자들은 홀로코스트를 들먹이며 오히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테러와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듣기 거북할 법한’ 자리에 유대교 랍비들이 왜 갔을까. 영국 BBC 방송은 12일 이들 랍비는 ‘네투레이 카르타’란 정통 유대교의 한 분파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유대인의 유랑(流浪)은 메시아가 나타나야 끝나며, 인간이 인위적인 노력으로 이스라엘 땅에 돌아가는 것은 죄악’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이스라엘의 존재를 부정한다. 영국에서 온 랍비 아하론 코헨(Cohen)은 회의에서 “중동지역 분쟁·학살의 원인이 된 이스라엘이 완전히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체되길 기도한다”며 “유대 정권(의 운명)은 팔레스타인인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들 랍비도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것일까. 오스트리아에서 온 랍비 모이셰 프리드먼(Friedman)은 “난 홀로코스트의 실재 여부를 따지러 온 게 아니다”며 “중요한 건 유대인이 과거에 겪은 고통이 아니라 홀로코스트가 상업·군사·언론의 도구로 쓰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랍비 코헨은 “세속적이고 건방진 유대 민족주의자들은 대담하게도 (나치의) 대학살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학살은 신의 뜻이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