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태백시에서는 ‘12·12’ 기념 행사가 열렸다. 1979년 신군부의 쿠데타가 아니다. ‘12·12 생존권 쟁취 태백시민 총궐기 7주년 기념행사’였다. 태백 주민들은 1999년 이날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에 맞서 궐기했다. 그 결과 석탄가격 안정지원금 지원, 대체산업 육성 등의 약속을 이끌어냈다. 올해 행사에서도 “2003년 2단계 사업 추진 등 5개항을 합의했으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다”며 개발사업 조기 추진 등을 강원랜드에 촉구했다.

같은날 영월군청에서는 군수, 군의회 의장, 군의원, 지역사회단체장에다 이광재 국회의원까지 참석한 간담회가 알렸다. 최근 강원랜드의 2단계 사업 선정 과정에서 영월군이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그동안 태스크포스 체제로 운영해오던 투쟁 집행부를 ‘강원랜드 2단계 사업 영월군 비상대책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또 영월군의회 등은 앞으로 15·22·28일 등 3차례 주민 궐기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2단계 사업을 두고 폐광지역이 시끄럽다. 태백·삼척·영월·정선 가운데 특히 영월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그동안 강원랜드 등 폐광지역 회생을 위한 투자사업에서 정선을 비롯해 다른 지역이 집중적으로 혜택을 받았고, 앞으로 강원랜드가 투자할 예정인 사업에서도 차별대우를 당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9000억원 투자 규모의 2단계 사업 아이템 선정 과정에서 한꺼번에 불만이 터져나왔다.

강원랜드가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수립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친 2단계 사업의 기본계획안을 보면 2016년까지 6개 사업 아이템이 선정됐다.〈〉 지역별 투자 예정금액을 보면 태백 6322억원, 정선 2051억원, 삼척 663억원이다. 반면 영월군은 상동과 정선 신동지역을 연결하는 오프로드 리조트 조성비 271억원만 포함됐다. 강원랜드는 이들 6개 사업에 대해 수익성, 사업타당성, 투자계획 등을 검증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한 상태이다.

그러나 영월지역은 전체 투자규모의 3%에 불과, 형평에 크게 어긋난다고 성토하고 있다. 또 영월군이 폐광지역 대체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강 시스타 사업에 대해 강원랜드가 출자를 미루고 있는 것도 불만의 강도를 높인다. 작년 6월 법인 출범 당시 강원랜드가 150억원을 출자키로 했으나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동강시스타는 광해방지사업단, 영월군 등이 출자해 설립했으며 동강을 활용해 친환경, 체험관광 리조트 건설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에 무조건 출자는 어렵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박선규 영월군수는 조기송 강원랜드 대표이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수익성과 공익성을 보장하는 사업을 제안할 경우 적극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월군에 직원 2명을 파견해 사업 발굴에 참여토록 하면서 여론 무마에 나서고 있다.

강원랜드는 곱지 않은 눈총을 받으면서도 정부의 지원 덕분에 생존하고 있는 카지노 사업에서 벗어난 가족형 종합리조트 기업이라는 중장기 발전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따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사업 아이템 선정에서 수익성과 공익성을 함께 고려하되, 폐광지역 특별법 만료 이후에도 회사의 생존을 위해 수익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