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시각) 도하아시안게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20㎏급 결승에서 이란의 샤르바이아니 게스마티아자르를 2대0으로 꺾고 우승한 김광석(수원시청). 그는 한때 진흙탕보다 더한 수렁 속에서 허우적댔다. 2004년 여름 김광석은 울산에서 화학공장을 짓는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했다.

그는 땅 속에서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인부가 똥오줌이 범벅 돼 나오는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부모님이 저렇게 돈을 벌어 날 키워주셨구나, 더 이상 망나니처럼 살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술 먹고 부모님 얼굴도 못 알아보고, 집안 난장판 만들고…. 어렵게 생활하시는 부모님이 저 때문에 더 고생을 하셨다”고 했다.

김광석은 대학 때까진 실력은 없어도 착실하게 운동하는 선수였다. 경성대를 졸업하고 실업팀에 들어가 200만원쯤 월급을 받으면서 술집을 다니기 시작했다. 밤새 술 먹고 운동이 될 리가 없었다. 빚도 2000만원쯤 생겼다. 2002년 말 김광석은 ‘레슬링 선수로는 가망이 없다’며 짐을 챙겼다. 원래 96㎏급 선수였지만 살이 20㎏이 넘게 찔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 선·후배집을 전전하다 밥값이라도 벌겠다고 찾아간 곳이 공사판이었다.

2005년 1월 수원시청 박무학 감독이 김광석을 불렀다. 대학 때 김광석을 유심히 본 박 감독이 수소문 끝에 찾아내 다시 운동을 하자고 권유했다. 김광석은 “벽에 머리를 처박으며 다시는 술 안 마신다, 이제 운동만 한다고 결심한 뒤 집을 나섰다”고 했다. 체급을 120㎏으로 올린 뒤 동료들이 기가 질릴 정도로 새벽부터 밤까지 운동만 했다. 김광석은 운동을 다시 시작한 뒤로 국내 선수에게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지난 4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의 취약 종목인 최중량급에서 가능성을 비쳤고,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아시아 정상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