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그레이싱어를 놓친 후유증에 단단히 시달리고 있다.

지난 6일 그레이싱어가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와 계약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을 때만 해도 그리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그레이싱어의 재계약 답신이 자꾸 늦어져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기 때문.

그런데 '최향남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향남은 지난 90년 프로데뷔를 KIA(전 해태)에서 한 뒤 총 6시즌을 KIA에서 뛴 지역 연고 선수.

하필 그레이싱어와의 재계약이 불발될 시기에 최향남마저 마이너계약을 했던 클리블랜드와의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국내 복귀를 선언한 것.

노장(35세)이지만 올해 방어율 2.37로 좋은 성적을 보였기에 구단으로서도 그레이싱어의 대안으로 눈여겨보고 있던 찰나, 이를 알아차린 팬들이 득달같이 일어나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은 최향남으로 도배되고 있다.

한동안 평온하던 게시판은 페넌트레이스 한창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최향남 모시기'가 대세인 가운데 갑론을박으로 구단 측을 압박하고 있다.

불똥은 최향남에게도 튀었다. 일부 매체에서 '수도권 팀에서 뛰고 싶어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최향남의 미니홈피 주소를 알아낸 팬들이 달려들었다. '친정을 버릴 수 있느냐'는 서운함에서부터 '꼭 KIA로 와달라'는 읍소작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인들만 가끔 방문할 뿐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던 최향남의 미니홈피는 요즘 하루 평균 20∼30여 명의 팬들이 찾아 바빠졌다.

KIA는 "팬들의 심정은 이해한다. 현재로선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