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006 도하아시안 게임의 비치발리볼 경기장에 스포츠 디제이 페트릭 스위니(29)씨가 음악을 틀고 있다. 비치발리볼 경기에는 디제이가 경기장 안 한 쪽에서 음악을 튼다.<채승우 기자>

"난 괜찮아, 난 쓰러지지 않아, 난 괜찮아~."

지난 2일(한국시각) 도하 아시안게임 비치발리볼 경기장에 느닷없이 한국 음악이 울려 퍼졌다. 진주가 부른 '난 괜찮아'라는 제목의 노래. 깜짝 놀라 경기장 주위를 둘러봤더니 코트 옆에 디스코장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디제이(DJ) 박스가 눈에 띄었다. 그 안에는 헤드 셋을 쓴 채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CD를 갈아 끼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 직업을 '스포츠 디제이'라고 밝힌 그는 미국에서 특별 초빙된 패트릭 스위니(29·사진)씨. 엔지니어였던 그는 2000년 스포츠 디제이로 전업,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의 X게임,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홈경기, 비치발리볼 경기에서 일했다. 국제대회 데뷔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때 했다.

비치발리볼은 즐거운 음악과 함께 해야 맛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게 그의 확신이다. 그는 "단순히 음악을 틀어주는 게 아니라 경기 흐름에 맞출 수 있는 음악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루 300달러씩 받는 스위니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주요 참가국 대중 음악이 담긴 CD 100여 개를 조직위로부터 넘겨받았다. 한국, 일본 음악은 이전부터 좋아해 꽤 많이 안다.
(도하=채승우기자)

비치발리볼에 출전한 이라크 대표 아가시가 일본전에서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노출이 심하지 않다.<채승우 기자>

아시안게임 여자 비치발리볼 예선이 열린 2일 스포츠시티 임시경기장. 관중들의 눈길이 노란색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두 선수에게 쏟아졌다. 사실 비키니라고 부르긴 좀 촌스러웠다. 짧은 소매의 상의는 어깨를 전부 가렸고, 팬티는 수영복이라기보다 짝 달라붙는 반바지에 가까웠지만 엄연히 배꼽이 드러난 비키니였다. 리자 아가시(Liza Agasi)와 리다(Lida) 자매. 노랑 유니폼 등에는 커다랗게 'IRAQ'라고 적혀 있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라크의 파격이었다. 19개국이 출전한 비치발리볼엔 홈팀 카타르를 비롯해 바레인, 오만 등 이슬람 국가 선수들이 있지만 여자선수가 있는 나라는 이라크뿐이다.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아가시 자매는 일본 대표팀에 35분 만에 0대2로 졌다. 동생 리다는 경기 후 "상대는 해변에서 연습했겠지만, 우리는 체육관에서 훈련했다"면서 "이라크가 처한 환경을 생각하면 이곳에 있다는 게 행복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다른 이슬람 관중들의 눈길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리다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