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의 즉각성과 사이버 글쓰기의 자유로움이 만난 ‘디카 에세이’ 마당에서는 일상에서 글과 사진의 소재를 길어올린 작품들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투고한 글은 절반 이상이 기행문이었다. 사진을 곁들여야 한다는 조건 때문으로 해석됐다. 기행문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작품은 ‘사진으로 맡는 쿠바의 향기-시가, 매연, 그리고 사람들’. 무려 220여 건의 조회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한 이 작품은 쿠바의 뒷골목같지만, 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생한 현장들의 사진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쿠바의 미인들, 결혼식 장면, 학교에서 열리는 행사들, 해안 방파제 위의 남녀 등 다양한 사진이 볼거리로 제시됐다. 곁들인 글은 미려한 스타일보다는 생생한 현장감이 읽는 맛을 준다. 사람들이 조금만 속을 터놓고 말하는 사이가 되면 너나 없이 카스트로를 욕하는데, 귓속말로 하는 것이 특이하다는 대목에서는 쿠바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밖에 보랏빛이 도는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사원의 저녁 풍경을 멋진 기법으로 찍은 ‘앙코르 와트’, 네덜란드를 여행하며 디카 사진을 원 없이 찍어 올린 ‘네덜란드 여행기’ 등도 눈길을 끌었다.

‘사진을 찍고 싶어 카메라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디카가 있으니 사진을 찍는다’고 믿는 ‘디카족’들은 일상에서 찾은 잔재미를 사진과 곁들인 글로 표현한 작품들을 올렸다. ‘첫 눈 오는 날’은 지난해 12월3일 함박눈이 내린 겨울 밤, 부모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던 삼남매가 일으킨 작은 사건을 기록했다. 밤 일을 하는 부모를 위해 삼남매는 눈사람을 만들어 문 앞에 세워 두고 ‘아빠 엄마 사랑해요’라는 ‘구호!’를 적은 목걸이를 걸어 놓았다. 다음날 아침 밥상은 감동의 자리. 아빠와 엄마는 “엄마 아빠도 너희들을 사랑한다. 을구~ 내 새끼들”이라고 했다. 글 가운데 놓은 하얀 눈사람 사진이 흐믓한 미소를 짓게 한다.

가슴을 찡하게 하는 사연들도 많다. 류마티스 관절염때문에 20년간 바깥출입을 못하다 지난 5월 수술을 받고 마침내 자기 발로 서게 된 여인의 투병기, 독도에 올라 국토 사랑을 노래한 초등학교 4학년 사내 아이, 가난했지만 기죽지 말라며 등을 두드려준 어머니의 손길이 남아 있던 옛 집이 헐리던 날 아쉬움을 담아 찍은 디카 사진과 함께 그 추억을 들려준 회사원, 공부하러 떠나는 언니의 뒷모습을 찍으며 건투를 비는 동생 등이 현장의 사진을 곁들여 글을 올렸다.
반면, 사람이 등장하지 않거나 단순한 풍경 사진, 또는 자료 사진 분위기가 나는 것들은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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