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8시40분부터 20분 동안은 학교 전체가 조용합니다. 다들 독서에 빠지니까요."

의정부시에 있는 신곡초등학교가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 학생들은 학교에 오면 일단 책부터 펼친다. 그리곤 이내 말없이 책장 위로 바삐 눈을 움직인다. 학생들은 몇 학년 할 것 없이 매일 오전 8시40분부터 수업시작 10분 전인 오전 9시까지 이렇게 책을 읽는다.

이런 풍경은 올해 3월 부임한 임장호(58) 교장의 철학에서 시작됐다. 임 교장은 "집중력과 창의력, 글쓰기 능력 모두 독서를 많이 하면 자연스레 키워진다"며 "그만큼 책 읽기를 일상적인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장은 부임 후 매주 화·금요일 아침마다 독서시간을 갖도록 했다. 나머지 요일엔 영어방송 듣기 등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사흘 간격으로는 제대로 된 독서 생활화를 이끌기엔 부족해 보였다.

이에 따라 최근부터 등교 뒤 오전 활동은 모두 독서로 통일시켰다. '놀토'가 아닌, 공부하는 토요일 오전까지 포함시켰다. 책 종류는 과학도서, 사회서적, 동화할 것 없이 다양하다. 주로 학교 도서실에 있는 책을 빌리고, 집에서 직접 가져도 온다. 수준이 너무 높거나 내용이 적절치 않으면 선생님이 다른 책을 보도록 권유한다.

이 과정에서 평소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에 했던 운동장 조회도 월1회로 줄였다. 대신, 이 시간 동안에도 꾸준히 책을 읽도록 했다. "바깥 조회는 함께 모여 애국심을 키우는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긴 해요. 하지만 그런 애국심도 결국 책 속에 다 있죠."

변화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유형성(여·46) 사서교사는 "책 빌리는 아이들이 늘어났고, 학교가 전체적으로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1주일 평균 3~4권씩 책을 읽어왔다는 최라인(여·6학년)양은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는데, 매일 학교에서 독서할 시간이 생겨 더 많이 볼 수 있게 됐다"며 "책을 잘 안 읽던 애들도 독서에 재미를 붙이게 됐고, 교실 분위기도 훨씬 차분해졌다"고 했다.

부수적인 효과도 생겼다. 임 교장은 "책 읽으면서 미리 두뇌를 움직인 덕분에 첫 수업부터 아이들 집중력이 한결 나아졌다"며 "아침 독서운동을 꾸준히 펼쳐 책 읽기가 가진 힘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