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원만희 학부대학 교수

"성균관대는 논술을 통해 글쓰기 솜씨보다 문제 해결 능력을 가려내

고자 합니다."





2005년부터 성균관대 논술 출제·채점위원을 맡아온 원만희 학부대학 교수는 "무엇보다 논리적인 사고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내년 1월 9일 인문계 정시 논술을 치르는 성대는 12월 14~16일 서울과 수원에서(14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15일 성대 수원 캠퍼스, 16일 성대 서울캠퍼스) 논술 특강을 연다.



성대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논술에 글자와 시간 제한이 없고 원고지도 쓰지 않도록 한 것이 가장 차별적이라고 생각한다. 논술의 '외모'로 학생들의 사고를 제한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제한이 없다고 해도 학생들은 대부분 한쪽 반 정도의 분량을 써내더라. 논술 문제는 대부분 짧은 제시문 4~5개를 주고 '논지를 밝히라'는 형식의 요약, '문제점을 밝혀라'는 비판을 주문한 후 학생의 생각을 밝히는 부분이 추가된 형식을 취한다."



학생의 생각이란 창의성을 뜻하나
"각 대학마다 학생의 사고(思考)에 대한 기준이 다른 것 같다. 성대의 경우 풍부한 상상력보다는 논리적 사고나 문제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창의성'은 주어진 현안에 대한 수험생 나름의 입장 혹은 해결책을 뜻한다."



표현보다는 논리 전개에 높은 비중을 둔다는 뜻인가
"채점을 하다 보면 문장과 어휘가 화려하고 글솜씨가 대단히 좋은데 뜯어보면 논리가 빈약한 학생이 있다. 반면 글은 소박하지만 침착하게 논리를 전개해간 논술도 있다. 채점교수들은 둘 중 후자 쪽에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다. 너무 '멋진 글'을 쓴다는 생각보다 일관된 논리를 차근차근 풀어가는 편이 낫다. 내용이 비슷하다면 표현력으로 평가를 할 수 밖에 없으나, 출제위원들은 창의적인 답이 나올만한 문제를 내려고 노력한다."
학생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면
"같은 주장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를 주장하다가 뒷부분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거를 추가하는 식이다. '창의적 글쓰기'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무난하게 논지를 전개해가다가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책임질 수도 없는 과도한 주장이나 뜬금없는 대안을 남발한다. 채점 교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는 어렵다."



'모범 답안'을 외워 쓴 듯한 글은 어떻게 구별하나
"우리나라 학생들은 표절에 대한 죄책감이 없는 것 같다. 학생의 생각을 물었는데 남이 만들어준 모범 답안을 외워 쓰는 것은 표절과 다르지 않다. 고등학생 수준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어려운 인용구를 문맥과 상관없이 인용하거나 출제자의 의도를 무시한 논술을 썼다면 외워 쓴 글일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

'논술'이 다른 글과 다른 점이 있다면
"논술은 논문보다는 '에세이(essay)' 쪽에 가깝다. 논문은 '○○을 다룬다'고 단도직입적으로 시작하지만 에세이는 좋은 사례 등을 들어 독자를 부드럽게 자신의 생각으로 유인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 더 명심해야 할 것은 논술은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한 글이라는 점이다. 입장과 견해를 밝힌 후 적당한 논거를 들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이 논술이다."



성대 논술을 잘 보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들어가는 게 없으면 나올 것이 없다. 책부터 시작해서 잡지, 신문기사 등 다양한 텍스트를 읽어야 한다. 모든 글을 비판적으로 읽은 후 자신의 생각을 적어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논술을 위한 독서'를 억지로 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책 읽기가 입시로 편입된다면 불행한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