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a KIM’. 김연아(16·군포 수리고)의 영어 이름이다. 채 한 달이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세계 피겨스케이팅의 정상급 선수임을 알리는 ‘브랜드’ 이자 ‘프리미엄’으로 떠올랐다.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져 심판을 비롯한 국제 피겨 관계자들의 인정을 받는다는 뜻이다.
작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올해 3월의 주니어 세계선수권 우승은 ‘김연아 알리기’의 예비 단계. 성인 무대 첫 도전이었던 이달 초 ISU(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2차 대회(홈센스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에선 3위를 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당시 경기를 중계했던 캐나다 현지 방송 캐스터는 “앞으로 틀림없이 Yu-Na Kim의 이름을 자주 듣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괜한 흥분이 아니었다. 김연아는 결국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4차대회(트로피 에릭 봉파르)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우승하는 새 역사를 썼다.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65.22점)에 이어 이날 프리스케이팅(119.32점)과 합계(184.54점) 모두 1위인 완벽한 승리였다.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기술 부문을 주니어 때와 비교하면 ‘스핀’의 발전이 눈에 띈다. 프리스케이팅 연기 중 ‘카멜 스핀(Camel Spin)’을 하면서 상체와 다리의 움직임에 변형을 주는 동작을 새롭게 선보여 최고 난이도인 ‘4레벨’ 평가를 받고 있다. 카멜 스핀은 상체를 숙이면서 한쪽 다리를 들어 일자(一字)로 만든 뒤, 나머지 한 다리를 축으로 회전하는 기술. 전체적인 모양은 ‘T자’가 된다. 예전의 카멜 스핀 응용보다 연결 과정이 매끄럽다.
장기로 꼽히는 점프는 실수를 줄이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차 대회와는 달리 이번엔 프리스케이팅 4분 프로그램의 앞 부분에 콤비네이션 점프와 스핀 동작을 집중시키고, 연기 후반엔 체력 부담이 적은 요소를 넣었다. 하지만 종반부에 3회전 착지에서 흔들리고, 마지막 더블 악셀(2회전 반)을 하다 넘어져 옥에 티로 남았다. 점프에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름 동안 무릎과 발목 부상 탓에 하체 훈련을 충분히 못한 후유증이다.
1차대회서 1~2위를 했던 일본의 안도 미키(174.44점)와 미국의 키미 메이스너(158.03점) 역시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 바람에 2~3위로 밀려 났다. 김연아는 “지난번 대회보다 잘 알려진 선수가 많아 더 부담스러웠다”고 했지만 이젠 본인이 유명선수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