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들어간 충격흡수난간이 비결<br>
고무 섞은 특수 바닥도 패인 곳 없어<br><br>
최근 서울 잠수교를 지나 본 많은 운전자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 중부지역 집중호우로 나흘간 침수됐던 다리답지 않게 난간과 바닥이 멀쩡했기 때문이다. 예전 잠수교는 홍수로 물에 잠길 경우 거센 물살에 난간이 떨어져 나가고, 바닥도 군데군데 패였던 것을 운전자들은 기억하고 있다.<br><br>
잠수교의 변신, 그 비결은 뭘까.<br><br>
2004년 10월 전면 교체된 잠수교 난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 숨어 있다. 차로 옆 난간의 세로봉(높이 80㎝) 속에는 나선형 강철 스프링이 들어있다. 그 겉을 둘러싼 강철봉은 구부러질 수 있도록 네 토막으로 잘라져 있다. 충격을 받으면 휘어지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난간은 시속 80㎞로 달리던 14t 차량이 들이받아도 강에 빠지지 않고, 시속 100㎞로 달리던 승용차가 부딪쳐도 탑승자가 크게 다치지 않도록 설계됐다고 한다.<br><br>
잠수교 상류 쪽에만 있는 인도(人道)의 바깥쪽(강쪽)에는 좀 더 높은(1.2m) 난간이 하나 더 있다. 평소엔 사람과 자전거가 강에 떨어지지 않도록 보호하지만, 침수될 때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살과 통나무 같은 부유물이 주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 난간은 상류 쪽에서 물살이나 부유물이 세게 부딪치면 세로봉 속 스프링에 의해 하류 쪽으로 좀 기울어졌다가 다시 바로 선다. 그래서 침수돼도 예전처럼 부러지지 않는다. ‘충격흡수식 관절형 방호책’이라 불리는 이 난간들은 노들길·용비교 등의 중앙분리대 등으로도 설치됐다.<br><br>
1976년 건설된 잠수교 차로 양쪽에는 원래 높이·폭 45㎝, 길이 1.5m의 콘크리트 덩어리 구조물들이 50㎝ 간격을 두고 설치됐었다. 인도 바깥쪽에는 높이 46㎝의 굵은 철봉형 난간이 설치됐다. 하지만 이것들은 차가 세게 박으면 넘어가고, 홍수 때는 떠내려가기 일쑤였다. 1990년대 말에는 철봉형 난간을 치우고, 강성 알루미늄 난간을 세웠지만 이것도 침수 때 마다 망가졌다. 해마다 평균 3회씩 침수되는 잠수교 난간 수리를 위해 들어간 돈은 매년 5000만원 정도 됐다.<br><br>
2004년 서울시는 차량을 보호하면서도 침수 때 부서지지 않는 난간을 찾기 시작했고, 때 마침 도로안전 시설물 전문회사 ㈜3S가 특허를 받은 ‘충격흡수식 관절형 방호책’을 알게 됐다. 6억원을 들여 잠수교 795m 전 구간에 이 방호책을 설치, 지금껏 효과를 보고 있다.<br><br>
잠수교 차로도 이번 집중호우와 침수 때 전혀 패이지 않았다. 특수 재질 덕이다. 잠수교 바닥 대부분은 2000년대 들어 LMC(Latex Modified Concrete)라는 특수 콘크리트로 포장됐다. 고무 성분을 섞어 방수성·접합성·내구성이 좋은 특수 콘크리트로, 자주 침수되는 잠수교에 적합한 재질이다. 아스팔트의 경우 물이 스며들기 쉬워 침수 시 쉽게 떨어져나간다. LMC는 깊이 5㎝로 시공 시 ㎡당 단가가 4만원으로, 일반 콘크리트의 8배나 비싸다. 서울시내 도로·교랑 중 이 특수 콘크리트로 시공된 곳은 잠수교 한곳뿐이다.<br><br>
잠수교의 솟아오른 부분(낙타봉) 90m 구간에는 LMC가 아니라, 고무성분이 섞인 개량형 아스팔트가 깔렸다. 이 구간은 침수되는 기간이 적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