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인 직장 동료에게 연정(戀情)을 품은 사실이 들통난 뒤 그 아내의 협박으로 사직서를 내야 했던 정부기관 연구원이 법정 싸움 끝에 복직하게 됐다.

1990년대 초부터 농림부 산하 기관의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A씨(여)는 1990년대 중반 결혼한 뒤에도 농학석사와 이학박사를 취득할 정도로 우수 직원으로 통했다.

사건의 발단은 2005년 3월 A씨가 농학박사인 유부남 이모씨와 서로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근무를 하면서부터였다.

그해 5월 이씨는 A씨와 함께 출장을 다녀온 뒤 A씨에게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씨는 평소 갖고 있던 시와 사진 등을 이메일로 보내고 손수 만든 하트 모양의 비누와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해 6월에는 "출장길에서의 연정"이라는 제목으로 사랑의 감정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고, A씨도 가정주부로서 흔들리는 마음을 답장 이메일로 보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우연히 남편의 이메일을 열어본 이씨의 부인은 이런 사실을 알고 A씨에게 "남편을 만나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했다. 소속 기관에도 두 사람을 인사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청와대 등 상급기관에 알려 불이익을 당하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소속기관은 A씨에게 사직원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A씨의 사직원을 한 시간 만에 수리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종관 부장판사)는 14일 A씨가 "면직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A씨에게 승소판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