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운영하는 25개 영재교육원 중 유일하게 초등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서울교대 영재교육원이 12월 초 학생 선발에 들어간다. 이 교육원 원장인 권치순 과학교육과 교수를 만나 선발 기준을 들었다.



서울교대 영재교육원서 정의한 '영재'란
"영재라는 단어에는 '꽃부리 영(英)'이 들어 있다. 꽃이 활짝 피듯 언젠가 능력이 크게 발휘될 만한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일컫는다. 미국 영재교육의 대가로 꼽히는 국립영재교육연구소 조지프 렌줄리 소장은 특정지식을 습득하는 능력, 창의성, 과제 집착력 세 가지를 영재의 조건으로 꼽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영재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천재나 수재와는 어떻게 다른가
"천재는 아이작 뉴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같이 각 분야에서 인류에 큰 공헌을 한 사람들이다. 세계를 통틀어 한 세기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한 인물로 몸의 구조 자체가 일반인과 다르다고 여겨진다. 수재는 공부하는 능력이 뛰어나 학교 수업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아이들을 일컫는다. 매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1등을 하는 아이들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한편 영재는 적절한 교육이 뒷받침되면 의미 있는 업적을 남길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학교 성적이 좋을 수도 있지만 튀는 창의력 때문에 '엉뚱한 아이'로 오해받기도 한다. 교육에 따라 인류에 도움이 되는 인재로 자랄 수도 있고 평범한 사람으로 묻힐 가능성도 있다."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선발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영재교육원에서는 학생들을 '영재'가 아닌 '영재교육대상자'라고 일컫는다. 매년 입학하는 120명의 학생 중에 교육을 통해 능력을 발휘할 특출한 영재가 몇 명만 있어도 우리 교육원으로서는 성공한 것이라고 본다. 선발 과정은 학교장 추천, 5지선다형 객관식 시험, 논술형 주관식 및 면접으로 이뤄진다. 객관식 시험은 수능과 유사한 모양새로 창의성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고 논술은 특정 과제를 주고 자유롭게 쓰는 형식으로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와 비슷하다. 렌줄리 소장이 정의한 영재의 능력을 고루 갖춘 아이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험은 어떻게 준비하면 되나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형평성을 위해 3학년 교과서 수준의 지식만 있으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했다. 3학년을 넘어서는 지식이나 용어가 등장하면 문제 아래 개념이 설명돼 있다. 지식은 기본적인 수준만 갖추면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창의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기를 권한다."

면접에서는 어떤 것을 묻나
"면접에 들어온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교수를 처음 본 아이들이어서 매우 긴장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과학적 지식을 공격적으로 물을 리가 없지 않나. 대신 일반적인 질문을 던져 아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모두 말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쓴다.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좋아하는 과학자는 누구인가' 같이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단 대부분의 질문에는 '왜'라는 후속 질문이 따라간다."

입학한 후에는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나
"한 반은 20명으로 구성되고 여기에 교수 한 명과 조교 한 명이 투입된다. 교수들이 1년간 준비해온 교재를 갖고 수업을 하는데 한 가지 주제를 짧게는 3시간, 길게는 한 학기까지 이끌고 간다. 교과목에 따라 지식을 나눠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주제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지식을 다각도에서 습득하게 하는 것이다. 1년 동안 담당 교수 등에게 평가를 받아 다음 단계 교육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여겨지면 2년차에 진학할 수 있다. 1년차가 끝나면 한 학급 20명 중에 6~7명만 남는다. 이 중 한두 명의 아이들만 교수와 일대일로 논문을 쓰는 3년차에 올라간다."

교실 밖에서 이뤄지는 특별활동은 무엇이 있나
"방학 때마다 2박3일 일정으로 과학 캠프를 간다. 학생 120명에 교수 7명과 조교 16명이 동행한다. 놀러 가는 여행이 아니라 수업과 평가가 이뤄지는 또 다른 학습의 장인 셈이다."

졸업생의 진로는

"입시만을 잣대로 삼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부산과학영재학교의 경우 내년 입학생 144명 중 13명이 우리 교육원 출신이다. 이 중에서는 중학교 1학년생인 학생 두 명도 포함돼 있다. 이 학생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2년을 앞서가는 셈인데,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한 번 더 빠르게 도약할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교육은 영재를 최대한 뒷받침해주고 길러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