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 48개국 정상들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대규모 선물 잔치를 벌였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3~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 강화를 위한 8개항 조치를 발표했다. 여덟 가지 모두 아프리카를 '구워삶는' 특혜성 조치들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치가 협력을 위한 '선물'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아프리카의 석유와 광물자원을 노린 '미끼' 성격을 겸한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중국이 아프리카에 신(新)식민지를 개척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의 화끈한 선물 내역=후 주석의 8개항 조치는 대(對)아프리카 원조와 투자, 무역을 대폭 확대하고 부채를 탕감하는 특혜들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중국이 아프리카에 제공해왔던 특혜 조치와는 비교도 안 되게 막대한 규모다. 우선 부채 탕감. 중국은 대만과 수교를 맺고 있는 5개국을 제외한 아프리카 48개국 모두에 대해 2005년 말 만기인 무이자 차관과 부채를 전액 탕감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탕감 액수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드니 사수 응게소 콩고 대통령은 "중국이 100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탕감하겠다고 선언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2000년 이후 6년간 아프리카 국가들에 탕감한 13억6000만 달러의 7배가 넘는다.
아프리카 원조 규모도 2009년까지 2006년의 2배로 늘리기로 했다. 또 30억 달러의 우대 차관을 제공하고 아프리카 수입업자에게 20억 달러의 우대신용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의 아프리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50억 달러 규모의 '중·아프리카 발전기금'도 조성한다. 이 밖에 ▲아프리카산 무관세 수입상품 수를 190개에서 440여 개로 확대 ▲아프리카에 3~5개 경제무역협력구 설치 ▲1만5000여명의 아프리카 인재에게 연수 기회 제공 등도 포함됐다.
◆중국도 두둑한 실속=이번 포럼 기간에 중국은 아프리카 10개국과 자원·재정·기술·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19억 달러 규모의 무역 거래를 체결했다. 이집트와 9억3800만달러 규모의 알루미늄 수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수단·케냐·나이지리아·가나 등과도 무역 거래에 서명했다. 포럼 개최 직전에는 중국의 해외건설프로젝트 사상 최대인 83억 달러 규모의 철도 건설 계약을 나이지리아와 체결했다.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주로 석유·자원 개발과 사회간접자본시설에 집중돼 있다. 콩고의 목재, 남아공의 철광석, 잠비아의 구리, 앙골라·수단의 석유 등이 대표적이다. 이 탓에, 서방국가들은 중국의 아프리카 접근이 ‘자원 약탈’ ‘신식민주의 건설’이라고 비판한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그러나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는 진심 어린 것이고 어떤 정치적인 조건도 없다”면서 “우리는 아프리카국가들과 서로 ‘윈-윈(win-win)’하는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