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로저 페더러(스위스·25)와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20). 2인자라고는 하지만 나달의 경력은 페더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페더러가 통산 44승(메이저 9승)에 2705만6458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인 테니스의 지존이라면, 나달은 통산 17승(메이저 2승)에 800만6939달러의 상금 기록을 가진 떠오르는 별 정도라고나 할까.
하지만 21일 오후 6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현대카드 수퍼매치'란 이벤트성 대회(3세트)로 둘을 맞대결 시키는 데는 따로 이유가 있다. 페더러가 '테니스 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란 전문가들의 평가를 들을 정도로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나달에게는 상대 전적 2승6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페더러가 지배하는 영토는 광활하다. 2003년부터 윔블던 4연패, 2004년부터 US오픈 3연패를 포함해 44승을 일궜다. 특히 올해에는 프랑스 오픈을 제외한 나머지 3대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하며 11승을 올리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1998년 데뷔한 페더러는 2004년 2월 2일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이후 1000일 이상 1인 천하를 이루고 있다.
페더러가 가지 못하는 땅에 나달이 있다. 바로 클레이 코트가 나달의 근거지다. 나달은 2001년 데뷔한 이후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을 2005년과 2006년 연속 우승했다. 나달이 페더러에 거둔 6승도 클레이 코트에서 네 차례, 하드 코트에서 두 차례 이뤄졌다.
페더러는 뛰어난 서비스와 리턴, 네트와 베이스 라인을 아우르는 만능 플레이어. 나달은 정확도에서 페더러에 떨어지지만 엄청난 운동량과 끊임 없이 받아 치는 스타일이다. 공의 스피드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결정타가 나오기 힘든 클레이 코트에서는 나달이 비교 우위를 갖는 것. 잠실실내체육관에는 클레이 코트보다는 공의 스피드가 빠른 케미컬 코트가 깔린다.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기량 면에서는 페더러를 따를 선수가 없다"면서 "스타 선수들인 만큼 다양한 기술과 묘기를 보여주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민학수기자 (블로그)haks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