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서울 청계천의 바닥은 요즘 ‘녹색’에 가깝다. 상류부터 하류에 걸쳐 그렇다. 작년 이맘때 통수(通水) 초기의 깨끗하던 바위들은 간데 없고, 좀 지저분하게 느껴진다. 심한 곳은 과거 변두리 하천에서 보던 ‘썩은 물’을 떠올리게도 한다. 가을 가뭄에 부쩍 늘어난 ‘조류(藻類)’ 때문인데, 청계천관리센터도 이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한강에 5년 만에 조류주의보가 내려졌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 ‘아나베나’가 1㎖ 당 500마리 넘게 발견됐다. 녹조가 심하면 물 속 산소가 부족해져 물고기가 살기 어렵다. 한강물을 끌어 쓰는 청계천의 녹조는 한강보다 심하다.
얕은 물이 햇빛을 고루 받아 증식에 유리한 탓이다. 조류가 무더기로 모여 흔들거리거나 띠를 이뤄 흘러가는 모습도 보인다.
청계천 조류를 놓고 '보기 흉하니 치우자'는 반응과 '있는 그대로 두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청계천관리센터는 지난 봄 고압살수기로 조류를 일부 제거했다가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힌 적이 있다. 치어(稚魚)의 먹이인 녹조류를 없애 생태계를 교란시켰다는 것.
관리센터는 그래서 유속이 느린 곳에 망·뜰채·그물을 드리워 걷어내고, 물가 큰 돌에 감긴 녹조 띠를 제거하는 식으로 소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봄처럼 바닥을 긁어 없애지는 않을 계획이다. 관리센터측은 “그 때 건드려보니 하류 수질이 오히려 더 안 좋아졌었다”고 했다.
호수·저수지와 달리 청계천에는 하루 12t의 물이 비교적 빠르게 흐른다. 때문에 녹조로 인한 산소 부족으로 물고기가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분말활성탄과 같은 화학약품으로 녹조를 없앨 생각도 없다고 한다.
관리센터 강수학 생태관리부장은 "녹조는 하천마다 있는 자연적 현상"이라며 "청계천 복원의 취지 가운데 하나가 생태 복원인 만큼 약품까지 써서 억지로 줄일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