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베이징에서 이뤄진 중국·북한과의 회동에서 북한과 별도로 양자회담을 갖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까지 미국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점에 비추어 3자회담 내 양자회담은 이례적이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 악화를 의식해 북한과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금융제재 문제를 의제화할 수 있다는 양보안을 낸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입장과 달리 6자회담 전망을 어둡게 봤다. 고든 플레이크 미국 맨스필드재단 아시아국장은 1일 "북한은 현재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시간벌기용으로 회담에 응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한국과 미국 사이의 틈을 벌려 협력을 어렵게 하려는 방해전술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북한은 작년 9·19 성명을 이행하려는 의도보다는 '핵보유국'이라며 협상의 수준을 더 높이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렉 미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더라도 2년 동안은 아무 일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중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회담의 전망이 달려있다고 보았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