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보〉(1~18)=2회전 마지막 한 판을 더 감상한다. 한국 청년 강자 조한승(24) 대 중국의 중년 스타 위빈(兪斌·39) 간의 일전. 조한승은 이 바둑을 두기 며칠 전 九단으로 승단했다. 단위가 큰 의미가 없는 세상이 됐지만 그래도 최고 단까지 오른다는 건 기쁜 일이다. 한·중 입신(入神)들이 펼친 이 바둑은 장장 334수에 이르는 보기 드문 격전이었다.
위빈은 언제나처럼 오늘도 신중하다. 첫 수와 세 번째 수에 1분을 넘겼고 7의 굳힘에 3분이나 썼다. 중반 난전에 대비해 일상화된 포석으로 빠르게 출발하는 요즘 추세로 본다면 드문 일. 백도 덩달아 8로 굳혀 '취향'으로 나갔다. 조한승 특유의 느긋함이 느껴진다. 이 수론 참고도처럼 처리하는 게 보통이었을 것이다.
9의 침입은 위빈이 즐기는 정석. 좌변에 백의 기착점이 없는 상황에서 10은 당연했고 17까지 빠르게 놓였다. 백의 다음 방향은 어디가 옳을까. 상식적으론 '가'의 갈라침인데, 조한승은 이 바둑 처음으로 2분을 숙고 후 18로 걸쳐갔다. 가장 쉬워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게 포석이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