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책'프론트에 소개된 '인터넷 권력 전쟁'의 영어 원서인 'Who controls the internet?'은 영국 옥스포드대 출판부에서 올해 초 간행됐습니다. 1478년 설립된 옥스포드대 출판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학 출판사로, 한국을 포함해서 47개 국에 지사를 갖고 있으며 이 중 직접 책을 만드는 곳만 12개나 됩니다. 두 명의 미국 대학교수가 쓴 'Who controls the internet'은 뉴욕에 있는 미국 지사에서 나왔습니다.
옥스포드대 출판부는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간행되는 책의 내용도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인터넷 권력 전쟁'을 읽으면서 대학교수, 그것도 법과대학원(로스쿨) 교수들이 쓴 책이 어쩌면 이렇게 잘 읽힐까 감탄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영국에서 연수할 때 대형서점과 헌책방에서 옥스포드대 출판부에서 나온 책을 즐겨 읽던 기억이 났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학 출판사 가운데 하나인 서울대 출판부가 최근 '국제화'를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매년 20종의 영문 도서를 출간하고, 올해부터 3년간은 미국 워싱턴대 출판부와 한국학 관련 도서를 한해 5권씩 공동 출판한다는 것입니다. 또 영문 홈페이지(http://eng.snupress.com)도 개설했습니다. 최성재 서울대 출판부장(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영문도서 출판과 해외보급을 활성화해서 한국인의 지적 창작물이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평가 받게 하는데 서울대 출판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가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확고히 하려면 서울대 출판부의 역할도 작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소한 아시아의 지식인이나 대학가에서 서울대 출판부에서 나온 책을 찾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선언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인적·물적 토대의 강화와 콘텐츠의 개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선민 출판팀장 sm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