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북서쪽 외곽 신도시 라데팡스 중심부에는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는 신(新)개선문(la Grande Arche)이 있다. 이곳 광장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조각가 임동락(52) 동아대 교수의 작품이 영구 설치됐다.

초고층 건물이 밀집한 이곳 라데팡스 광장 일대에는 미로, 칼더, 세자르 등 세계적인 작가 44명의 조각 및 설치미술, 회화 등 60여 점이 영구 전시돼 있다. 임 교수는 세계의 작가들 중에 45번째로 작품을 설치하게 됐다. 5m 높이의 작품'성장(Croissance)'은 알과 새싹을 스테인리스와 청동으로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임 교수는"라데팡스는 빌딩 하나하나가 뛰어난 조형성을 갖고 규모도 압도적이어서 전 세계조각가들이 두려움을 갖는 공간"이라며"한국조각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하니 더없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라데팡스 광장은 프랑스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들이 입주해 있어 하루 출퇴근 인구만 15만명에 달한다. 또 관광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신개선문을 보러 오는 관광객만 하루 2만명이 넘을 정도로 파리 일대에서 중요한 곳이다. 그래서 프랑스 정부는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작품 설치를 결정한다. 임 교수는 지난 6월 7일부터 9월 4일까지 이곳 광장에서 석 달간 조각전을 가진 인연으로 주목 받았다. 라데팡스 시설관리공사인 EPAD의 베르나르 블레드 사장은"유럽 최대의 비즈니스 타운인 이곳 라데팡스를 문화적 중심지로 거듭나게 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임 교수 작품은 우리 공간의 중요한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강경희특파원 khk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