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여배우가 미국 ABC방송이 프라임타임에 새로 방영하는 13부작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돼 미국 안방 공략에 나선다. 오는 11월 15일부터 전파를 타는 드라마 '데이 브레이크(Day Break)'에서 흑인 형사의 연인 리타 셸턴 역을 맡은 한국계 문 블러드굿(Moon Bloodgood·30)씨가 화제의 주인공.

문 블러드굿은 1973년 미국에서 백인과 결혼한 정상자(65)씨의 둘째딸로, 어렸을 때부터 노래와 춤 등 예능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러드굿이 3살때 이혼한 어머니 정씨는 미국 생활을 하면서 환경미화원, 케이터링 업체 과일 깎기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가난을 자식들에게 대물림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시간외 근무를 자청하며 블러드굿 등 두 딸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블러드굿은 20대 시절엔 모델로 활약했다. 2000년에는 뉴욕으로 건너가 나이키, 아디다스 등 30여개의 세계적 회사와 모델 계약을 맺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2001년 어머니 정씨가 작업 중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입었다. 고생하며 자신을 키워낸 한국인 어머니를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던 딸은 어머니의 사고소식에 뉴욕 생활을 접고 2001년 말 어머니가 사는 LA로 돌아와 어머니 곁을 지켰다.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온 그녀는 새롭게 영화·TV에 도전했고, 단기간에 정상급 배우로 떠올라 미국 연예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올해 2월 미국에서 개봉돼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고 4월엔 국내에서도 개봉됐던 영화 '에이트 빌로(Eight Below)'에서 여주인공인 조종사로 나왔었다. 블러드굿은 지난해 영화배우인 에릭 밸포와 약혼하기도 했다.

블러드굿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목구비가 어머니 정씨를 닮았다.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낸 정씨와 블러드굿의 가족사는 미식 프로축구계 스타인 한국계 흑인 혼혈 하인스 워드와 그의 어머니 김영희(56)씨와 아주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교민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