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북한 핵 실험을 놓고 심각한 당내 계파 갈등을 빚고 있다. 당내 다수파인 민족해방파(NL)와 소수파인 민중민주파(PD)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제 더 이상 당을 함께할 수 없다. 갈라서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두 계파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지난 15일 민노당 중앙위가 북핵 결의문을 채택하는 과정에서다. PD측 중앙위원들은 결의문에 '북핵 반대'라는 문구를 넣자고 했지만, 다수파인 NL측이 "미국의 적대정책과 이로 인한 북한 핵 실험에 유감을 표하면 된다"며 맞섰다.

이에 PD계인 최현숙 중앙위원이 "이게 진보정당이야? 이 ×××들아"라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고, 나머지 PD측 인사들도 집단 퇴장했다. 또 민노당 지도부가 조선사민당과의 교류라는 명분 아래 추진 중인 31일 북한 방문을 놓고도, 이에 반대했던 김기수 최고위원이 15일 이후 지도부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양 계파는 북한의 핵 실험이 미국의 강경책 때문이며, 대북제재는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그러나 NL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핵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PD측은 "세계 어느 진보정당이 핵무기를 인정하느냐"며 맞서고 있다.

한재각, 이강준씨 등 정책연구원 27명은 18일 자신의 직속상관인 이용대 정책위의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옹호하는 이 의장의 발언은 원자력발전도 반대하는 당 강령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심각한 사태"라고 했다. 당비 납부를 거부하거나 탈당하겠다는 당원들도 나오고 있다. 당원 게시판에서 일부 당원들은 "김일성주의자, 주사파들과 갈라서자"고 했고, 반대 진영에선 "반북(反北)주의자들이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김종철 전 서울시장 후보는 "입장정리가 안 된다면 북핵 문제에 대해선 따로 가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며 "북핵을 비판하지 않고 어떻게 미국을 비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민노당 국회의원들은 북핵에 반대 입장을 밝힌 노회찬 의원을 제외하곤 이 문제에 침묵하며 "무력충돌은 안된다"는 말만 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민노당 의원들은 항상 당내의 민감한 문제에는 끼어들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