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고교입시때부터 도입되는 선발고사의 실질반영률이 47%에 달해 사실상 명문고의 합격을 좌우할 전망이다. 교육청의 선발고사 도입은 학력향상이란 명분을 갖고 있지만, 학생들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더불어 자녀교육을 위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 교육비가 가계에 큰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신과 선발고사 차이 6%p 불과
교육청은 지난 7월 중학생들의 면학 분위기 조성과 학력향상을 위해 2008학년도부터 '내신 + 선발고사' 제도를 도입하고, 반영비율을 70% 대 30%로 확정했다.

하지만 이는 명목상 반영비율이고 실질적인 반영률은 내신 53%(100점)+선발고사 47%(90점)로 차이는 6%에 불과하다. 내신성적은 210점 만점이지만 교과성적에 기본점수 68점을 주는데다 출결 성적(18점) 특별활동 성적(12점) 봉사활동 성적(12점)을 합한 42점도 학생들간 별 차이가 없어 사실상 내신성적 실질 반영지수는 100점 만점이 되기 때문이다.

비평준화지역인 강원도는 비슷한 내신성적을 가진 학생들끼리 경쟁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선발고사의 실질반영률이 합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육청은 동점자에 대해선 '선발고사 성적 우수자'를 우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고교입시에‘내신 + 선발고사’를 도입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사진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비평준화 유지, 선발고사 도입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2008학년도 고교입시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는 한장수 강원도 교육감.

"학생 전체의 입시부담만 가중"비판도
선발고사 도입이 확정됨에 따라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소위 명문고냐, 아니면 하향지원을 통한 내신확보냐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인문계 고교 박모교사는 지난 2일 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내신관리를 위해 학원을 전전하는 현 상황에서 고입시험까지 부활되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문제지 푸는 것에 온통 삶을 바쳐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생활은 불보듯 뻔하다"며 선발고사 철회를 주장했었다.

명문고에 합격하더라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는다. 고교 2학년생이 적용받는 2008학년도 대입은 ▲학생부 성적 ▲수능 ▲논술·면접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부 실질 반영률이 높아지는데다 주요대는 통합형 논술을 강조해 학생들은 결국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에 따라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란 신조어마저 생겨났다.

민병희 교육위원은 "정부가 방과후 학교 확대 등 공교육 정상화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나 학벌사회와 대학서열화가 존재하는 한 학생 학부모들의 부담감과 사교육비는 날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도는 중학교육 정상화와 학력향상, 인재양성 등이 주목적이다. 그러나 정봉주 의원(열린우리당) 등은 지난 16일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1·2학년 때의 내신 성적이 낮아 실망하고 학업을 포기하는 일부 학생을 구제하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전체 학생의 입시부담을 가중시키고 학부모에게는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질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