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대 입시정책 세미나'가 열린 서울대 사범대 교수회의실. 일선 고교에서 모인 14명의 교장·교사들의 관심은 2008년부터 비중이 확대된 논술에 집중됐다. 논술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사들의 목소리엔 불안감이 역력했고 논술 비중 확대를 비판하는 교사도 있었다.

토론이 시작되자 황영진 대구외고 교사가 먼저 "오늘 토론으로 서울대 입시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있느냐"고 한 뒤 "내신, 논술, 수능 세 가지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시작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간호익 수원 수일고 교사는 "우수한 학생들도 서울대 예시문제를 보면 굉장히 어려워한다. 도대체 서울대가 요구하는 논술 수준은 어느 정도냐"고 물었다. 김옥희 부산서여고 교장은 "매주 한 번 있는 작문시간을 가지고 엄청난 논술을 지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지도할 교사도 없는데 큰 과제만 던져 주면 어떻게 하란 것인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영정(金泳楨) 입학관리본부장이 "통계를 볼 때 2008년 전형이 특목고나 특정지역에 유리하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교사들은 이를 외면했다. 서울 숭문고 허병두 교사는 "통합논술은 특목고나 소득이 뒷받침되는 강남권에 유리해 계급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학교 문화와 수업 체제를 완전히 바꿔야만 공교육이 이를 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욱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는 "서울대는 단기간의 사교육으로는 서울대에 못 들어온다고 하지만 입시 지도할 때 보면 그런 학생들이 서울대에 입학하더라"며 입학관리본부 측의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정창현 서울 중앙고 교장은 "논술 확대는 바람직한 것으로 교육부처럼 이 얘기 저 얘기에 흔들리지 말고 밀어붙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세미나에 참석한 교사와 장학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서울대가 준비 중인 논술교사 연수의 확대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요청했다.

이에 조영달(曺永達) 사범대학장은 "인터넷 강의 개설을 적극 검토하고 사범대 교과에서도 통합논술과 관련된 교육에 신경쓰겠다"고 답했다. 서울대가 일선 학교 교사를 초청해 직접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

이장무(李長茂) 총장은 토론에 앞서 "서울대의 입시정책을 학교 현장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