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에 대한 인책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지난 3일 북한의 핵실험 예고 성명이 나왔을 때부터 외교안보라인 전원 문책을 주장했고, 1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당 대표들 간 조찬간담회 자리에서도 똑같은 요구를 했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 국민중심당 정진석(鄭鎭碩) 원내대표도 같은 얘기를 했고,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문 자리에서도 인책론이 쏟아졌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가에 죄를 지은 만큼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10일 조찬간담회 자리에서 "전장에서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긴박한 상황을 정리한 후에 부분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이 시점에서는 이해해주기 바란다"고만 말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답변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충분히 책임질 생각"이라고 했다.

이는 이번 사태의 초기 파장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난 뒤 일부 교체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확정으로 어차피 교체 요인이 있는 상황을 감안한 말이기도 하다. 북 핵실험 이전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20일로 예정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하는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을 반 장관과 함께 이달말쯤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엄청난 상황이 발생한 만큼 교체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李鍾奭) 통일부장관과 김승규(金昇圭) 국정원장,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안보정책실장, 서주석(徐柱錫) 안보수석도 교체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할 때 가급적 문책 성격이 덜한 시기에 소폭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현재 후임 외교부장관에는 유명환(柳明桓) 제1차관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으나 송민순 실장일 가능성도 있다. 최영진(崔英鎭) 유엔 대표부대사, 문정인(文正仁) 연세대 교수 등의 얘기도 나온다. 국방장관에는 정치인 출신이 많이 거론돼 왔으나 상황이 바뀐 만큼 검토를 새로 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