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의 90% 가량이 현재의 여당으론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비상대책위원 13명(상임 6명, 비상임 7명)과 핵심 당직자, 3선 이상 중진 의원 등 30명을 대상으로 정치권 새 판 짜기 방향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24명이 답했고, 6명은 응답하지 않거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현재 열린우리당 체제로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24명 중 22명(91.6%)이 '희망이 없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대로 집권이 가능하다'는 답변은 민병두 홍보위원장 1명뿐이었다.

또 신당 창당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사람이 67%였다. 정장선·김덕규 의원 등 7명(29.1%)은 "범여권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했고, 문희상·원혜영·이목희 의원 등 9명(37.5%)은 '신당 창당과 현 여당으로 외연 확대'라는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자는 입장이었다.

반면 현 여당체제를 유지하면서 외부와 연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유재건 의원 등 3명(12.5%)이었고, 새 판 짜기가 불필요하다는 사람은 신기남 의원 1명뿐이었다.

새 판 짜기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에 관해서도 부정적 응답이 주를 이뤘다. '신당 창당시 노 대통령은 배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4명, '자연적으로 분리될 것'이란 응답이 3명이었다. 또 '인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지만 노 대통령이 새 판 짜기에 관여해선 안 된다'고 답한 의원도 8명(33.3%)이었다. 노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는 응답은 3명(12.5%)에 그쳤고, 6명은 입장 유보였다.

정계개편 추진 시기에 대해 이미경·유재건 의원 등 11명(45.9%)은 올 12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했고, 배기선 의원 등 5명(20.8%)은 내년 초라고 했다. 문희상 의원 등 6명(25%)은 내년 2월 이후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당 및 연대 대상에 대해 14명(58.3%)이 고건 전 총리, 민주당, 국민중심당은 물론 한나라당 일부까지 포함하는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이라고 했다. 5명은 한나라당을 뺀 모든 세력이라고 했다.

이계안 의원은 "비전이 같다면 한나라당 일부까지 최대한 포용해야 한다"고 했으나 박명광 의원은 "반(反)한나라당 연합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 비대위원은 "당내 급진세력은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