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청이 림보(limbo·가톨릭에서 미처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은 아기들의 영혼이 머무는 곳)의 '퇴출'을 놓고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당초 지난 6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림보 퇴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이날 교황의 발표가 나오지는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바티칸 산하 국제신학위원회(ITC)가 보고서를 최종적으로 세부 손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계' '변방'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림보는 예전에는 '고성소(古聖所)', 지금은 '저승'으로 번역된다. 중세부터 가톨릭 신학자들은 구약의 의인들이 그리스도가 구원할 때까지 기다리던 곳, 또는 세례받지 못하고 원죄(原罪)만 있는 채로 죽은 유아들이 머무는 곳이 림보라고 믿어왔다.
지난해 12월 교황청 산하 국제신학위원회는 '세례받지 않고 죽은 유아들의 운명'과 관련한 보고서를 내고 "림보는 하나의 가설이지 교리는 아니다"라는 내용을 교황에게 보고했다. 국제신학위원회가 림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게 된 이유는 유아 사망률이 높은 아프리카를 비롯해, 미처 세례받지 못하고 죽는 아기들의 수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많기 때문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 시절부터 림보 폐기를 적극 주장했다. 바티칸 교리성 장관이던 1985년 당시에는 "림보는 명확한 신앙의 진리가 아니고, 신학적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것의 폐지를 바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교황이 된 뒤 림보의 퇴출을 적극 추진해왔다.
(파리=강경희특파원 khk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