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실험에 성공할 경우, 한국과 일본은 '핵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에 맞서 한·일 모두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까지 감수해야 한다.
◆일본에선 핵무장론 등장
이미 일본에서는 북핵에 대응하는 핵무장론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5일 나카소네 전 총리가 "미·일 안보 조약이 깨지는 등 대변동에 대비해 핵문제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전부터 이시하라 도쿄도지사 등 극우 인사들은 핵무장을 주장해 왔다. 일본의 핵무장론이 염두에 둔 것은 '중국'이지만, 겉으로는 북한의 핵보유를 구실로 삼고 있다. 북한이 핵 실험에 성공한다면, 일본의 핵무장론에 가속이 붙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베 신임총리는 관방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2년 5월 한 강연에서 "원자폭탄을 갖는 일이 일본 헌법상 아무 문제가 없다"며 "결심하면 1주일 이내에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2004년말 현재 일본은 43.1?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수천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또 내년부터 아오모리 현에 있는 로카쇼무라 핵 재처리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한국만 가만있을 순 없다"
지난달 21일 열린 국가전략포럼 세미나에서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결행하고, 일본의 핵무장 등에 대비해 핵무장 선언을 차선책으로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일본 사이에 낀 한국만 비핵(非核) 원칙을 금과옥조처럼 지킬 수는 없다는 얘기다. 최근 우리 내부에서 이 같은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핵 무장 현실성 있나
그러나 우리가 핵 무장을 선택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미국은 한때 북한의 핵개발 못지않게 한국의 핵무장을 막는 데 주력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한국의 핵무장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 역시 한국의 핵 동향에 민감하다.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한국 원자력연구소의 플루토늄 추출 여부를 놓고 실사를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또 한국은 핵 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상태라, 핵무장을 선택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를 감수해야 한다. 이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안보 전문가들이 북핵에 맞서는 대안으로 핵개발 대신 '한·미 동맹 강화'를 주문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러나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선 부시 행정부가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본 핵무장은 중국에 대응하는 세계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