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3일 북한의 핵실험 계획 발표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핵기술을 확산하면) 분명히 우리는 과거와는 '다소 다른 세상(somewhat different world)'에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이 언급한 '다른 세상'이란 무슨 뜻일까.

공교롭게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가진 회견에서 북한 핵실험 질문을 받자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이는) 한반도에 질적으로 다른 상황(qualitatively different situation)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말은 표현은 약간 다르지만 결국 북한의 핵실험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상황을 초래한다는 뜻이고, 미국의 대응도 전혀 다른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미국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천명해 왔으나, 북한의 핵실험은 이 같은 입장을 변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미 고위당국자들은 기자회견 등에서 군사력 사용 가능성에 대해 시인도 안 했지만 명확히 부인도 하지 않았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미국은 어떤 옵션이 가능한지 검토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대응방안 채택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적 대응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보를 지냈던 하버드 대학의 애슈턴 카터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했을 때는 정밀 폭격이 가능했지만, 지하에 숨어 있는 핵 시설을 폭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래리 닉시 미 의회조사국 분석관은 "미군의 군사 정책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면서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미군은 북한의 핵 수출 움직임부터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군의 북한 공격에 무게를 두기보다, 북한을 밀착 감시하고 해상봉쇄 등으로 더욱 압박하는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워싱턴=최우석특파원 wscho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