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패션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그렇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표 뒤에는 종종 독일 디자이너들이 숨겨져 있다. 스트레네스에는 알고이 출신 가브리엘레 슈텔레의 디자인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고, 에스카다는 1976년 볼프강과 마가레타 라이가 설립했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샤넬과 펜디 같은 유명한 패션하우스를 위해 일한다.
패션에서 독일 디자인이 가진 특성을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독일 패션은 클래식하면서도 분명한 스타일이 특징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독일의 패션은 미국 패션보다 스포티한 강조를 덜 하기 때문에 좀더 일상복으로 적합하다. 하지만 패션계의 현실은 "다양한 패션의 요소들이 서로 융합하고 세계화한다"는 표현에 더 가까운 실정이다. 프랑스·이탈리아·독일 컬렉션을 따로따로 분리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독일 수도 베를린은 패션산업 분야에서도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 베를린은 사실은 19세기 초에도 번창하는 패션사업으로 유명했다. 2차대전이 끝나고 1952년에는 동베를린에 패션산업연구소가 설립됐다. 또 서베를린에서는 독립 디자이너들이 연구소를 설립했다. 독일 통일 이후에는 패션 분야의 영향이 더 커졌다. 구치, 프라다, 샤넬, 에르메스, 베르사체 등과 같은 세계적 명성의 기업들이 베를린에 진출했다. 1999년 3월부터는 '베를린 크리에이터 주간'이 연 1회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패션의 중심지는 여전히 대규모 패션 박람회가 개최되는 뒤셀도르프다.
독일의 여성 패션 생산업체의 가장 중요한 수출 시장은 프랑스다. 프랑스는 2001년 1월부터 10월까지 섬유에 2억1000만달러를 지출했다. 독일은 패션 수입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뒤셀도르프 의류섬유박람회(CPD)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패션 박람회이다.
뒤셀도르프는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의 주도(州都)이며, 이곳에서 매년 2회 의류섬유박람회가 열려 봄·여름 컬렉션과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인다.
(페터 빙클러·주한 독일대사관 공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