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연’하면 ‘어~, 누구더라…’라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나 ‘에릭 여자친구’하면 ‘아! 그 사람~!’하게 된다. 2000년 미스코리아 한주여행사 출신으로 중국 CCTV 드라마 주인공과 여러 편의 CF를 거쳤지만 그녀를 기억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각종 댓글엔 ‘에릭 팔아 출세하려 한다’, ‘에릭이 아깝다’ 등 악성 리플이 도배했다. 한마디로 ‘비호감녀’. 하지만 최근 이미지가 바뀌었다. 몇몇 토크쇼에 출연하면서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내뱉고, ‘어릴 때 취미는 코파기’라고 스스럼없이 얘기하자, ‘새롭다’는 반응이다. 또 창작 동요제 1등 출신에, 지금과 거의 흡사한 어릴 때 사진이 나오자 각종 성형 의혹도 사그라들었다. 한마디로 ‘급호감녀’. 박시연은 최근 SBS드라마 ‘연개소문’에서 ‘천관녀’로 무녀 연기를 펼친 데 이어, 이번 추석에 개봉하는 영화 ‘구미호 가족’에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박시연을 둘러쌌던 편견에 대해 하나씩 풀어본다.

명품, 된장녀 자유분방 이미지? 동대문 쇼핑정보 쫙 꿰고 치즈같은 거 못먹어

미국 유학시절 6개월간 軍경험도·알고보면 억척녀 정통 멜로 욕심나요

#1. 도도하기 짝이 없다?

마론 인형 같은 얼굴에 8등신 몸매, 도시적인 이미지. 왠지 하루에 두 마디 정도밖에 안 할 것 같고, 말이라도 걸면 톡톡 쏠 것 만하다. 그런데 웬걸. "사우나요? 완전 사랑해요. 너무 좋아하는데 요즘엔 사람들 눈이 있어서 잘 못 가요. 아쉽다. 흑흑.", '가수 데뷔요? 흐흐. 완전 몸치라…. 영화에서 춤추는 신 하나 찍으려 두 달이나 연습했어요~." 조용조용 느릿느릿 말하는데도 쉴 새 없다. 토크쇼에서도 드러났듯이 털털한데다, 탤런트 주현이 '며느리 삼고 싶다'고 공언할 정도로 수더분하고 싹싹한 편. "그동안 보여줄 기회가 없었어요. 다르게 봐주시니 고맙죠."

#2. 에릭의 후광으로 떴다?

억울한 부분. 에릭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습니다'라고 당당하게 고백해 갑자기 뜨긴 했지만, 그녀 자신은 '연인 공개'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제가 워낙 신인이니까 사건이 갑자기 커지긴 했는데, 거짓도 아니었고…. 하지만 가끔 '뜨려고 에릭을 이용해 먹는다'는 말씀을 하실 땐 정말 속상했어요."

알고 보면 '억척녀'다. 부산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뒤 연기하고 싶어 대학도 신문방송학과(롱아일랜드대)에 진학했다. 한국에선 연극 배우들을 찾아다니며 연기를 배웠다. 소속사도 없이 프로필 사진 달랑 들고 '나홀로' 중국행을 택하기도 했다. "외국에선 보통 모델들이 혼자 에이전시를 찾아다니잖아요. 당연히 그래야 되는 걸로 알았죠."

#3. 치즈에다 버터 바른 듯!

겉모습부터 왠지 '김치는 냄새 나서 안 먹는다' 할 것 같은 분위기. 그런데 한방 먹었다. "저 치즈 같이 느끼한 거 거의 못 먹어요. 된장찌개, 김치찌개 좋아해요. 유학가서도 너무 힘들었어요. 매일 밤 컵라면만 먹고…." 명품은 '손 떨려서' 못 산다. "가방이야 대대로 물려줄 수도 있지만, 어떻게 티셔츠 하나를 몇 십만원이나 주고 사요? 동대문 가는 거 좋아해요. 쫙 꿰고 있어요."

그래도 참 행운녀다. 미스코리아 강원 진 출신의 어머니를 닮아 외모도 남다르고, 몸매 관리도 따로 안 한다. "이런 말씀 드리면 욕 먹을 것 같은데…. 그래도 피부 관리는 진짜 열심히 해요. 집에서 매일 팩하고, 관리 받는 거 너무 좋아해요."

#4. 자유분방한 자유연애주의자?

미국에 이은 중국 생활. 흐트러졌을 것만 같다. 손사래를 친다. 미국에선 6개월간 군인학교(고교)도 다녀봤다. "아버지 별명이 '조선왕조 500년'이에요. 엄청 엄하시고, '연기 하려거든 내 눈앞에선 하지 마라'고 하셔서 중국 간 거죠. 결국엔 부모님께서 중국으로 찾아 오셨어요. 지금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셔요." 그녀의 아버지는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는 책을 쥐어주며 북돋웠다.

사랑에도 고지식하다. "한 사람만 바라봐요. 한번 사랑하면 미친 듯이 하고, 오래 가는 편이에요." 의외로 하고 싶은 역할은 사랑에 아파하는 정통 멜로. "장동건씨 연기 모습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우고 싶어요. 카리스마랑 변신이 대단하잖아요. 저도 하나 둘씩 소화해 가면서 조금씩 나아졌다는 얘기 듣게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