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된 것이면서도 후세에 모범이 될 만한 가치를 남긴 것, 그리고 정치적 이해를 반영하면서 문화적 필요를 충족하는 작품을 '고전(古典)'이라 한다고 이 책은 정의한다. 우리 옛 노래문학은 바로 이 정의에 부합한다. '황조가' '구지가'에서부터 시조·창가에 이르기까지 고전시가(詩歌)를 통시적으로 조망한 이 책은 "짤막한 한두 줄의 노랫말이 무궁무진한 삶의 비밀이 숨겨진 암호일 수 있다"고 말한다. 백수광부(白首狂夫)가 물 속으로 빠져 죽고 아내가 그 뒤를 따랐다는 '공무도하가'의 내용은 음주가무로 엑스터시 상황을 유발하는 샤먼의 전통적 수법이라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고? 노래의 가사는 실제 상황이 아니라 무당 부부가 두 사람의 행위를 연기하는 굿을 벌인 것이고, 근처에 있던 곽리자고가 그냥 보고만 있었던 까닭도 거기에 있다. 그렇다면 '공무도하가'는 원초적 발화인 '넋두리'가 예술적으로 형상화된 시가다.

숭실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신세대 제자들이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현실이라도, 날것 그대로의 고전 연구를 변함없이 내놓는 '못 말리는 오기'를 계속할 것"이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