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순조 29년 강화군 통진에서 참혹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시체들은 칡넝쿨로 결박된 채 눈알이 빠져 없어졌고, 입은 찢어진 상태였다. 범인은 파주 문산포와 강화 일대에서 해적질로 살아가는 김수온 일당이었다.

'동방예의지국'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불리는 조선에서도 잔혹하고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있었다. 부녀자 납치·토막살인·근친살인·사이비 교주의 엽색 행각 등 지금 보아도 '말세'라는 한탄이 저절로 나올 만한 사건들이다.

소설가인 저자는 '좌포도청등록' '우포도청등록' 등 당시 조정의 기록과 다산 정약용의 '흠흠신서(欽欽新書)'에 있는 살인사건에서 16건을 골라 소설 형식으로 풀어 엮었다. 그 중에는 최고권력층과 임금의 아들이 연루된 살인사건이 있는 반면, 사대부들이 저지른 살인사건과 그 과정에서 피해를 당한 힘없는 노비와 여성들이 겪은 참혹한 실상도 있다. 사체를 검시하는 방법인 '무원록(無寃錄)'에 따라 과학수사를 진행한 조선시대 수사기록, 법의학 세계를 서술한 대목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