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 기술 중에서도 가장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케이크 데코레이션'에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한꺼번에 도전장을 냈다. 12일 오후 2시, 안양시 수리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정신지체장애인 케이크 데코레이션 경연 대회'는 열기로 가득찼다. 전국 각지에서 취업·재활을 위해 제빵 기술을 연마해 온 26명의 장애인들이 모였다.

대회시작을 알리는 징이 울리자 2인 1조가 된 장애인들의 손이 바빠졌다. 제한 시간은 1시간 30분. "빨리 빨리…."

먼저 원통형 빵을 3단으로 자르고 사이사이에 생크림을 쓱싹쓱싹 발라 넣는 게 1단계. 빵 표면에 생크림을 입히는 '아이싱'이 2단계다. 크림을 바를 땐 힘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다 바른 뒤엔 도구를 빵에서 최대한 재빨리 떼어내야 모양이 제대로 나오는 고난도의 과정이다. 케이크에 시선을 고정한 참가자들 손이 바르르 떨렸다. '곶감과 대추'를 올린 '어르신 건강케이크' 등 재미난 아이디어들도 살아났다. 대회를 마친 소감들도 케이크 모양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힘은 안 들었고요. 내가 이런 케이크를 만들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해서… 그냥 재미있었어요."(김진아·23)

"손이 떨리고, 땀이 나서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계속 연습해서 빵집을 차리고 싶어요."(김은성·23)

장애인들은 대회가 끝난 지 1시간이 지나도록 파티쉐 모자를 벗지 않았다. 이상길(24)씨는 서툰 말로 "이걸 쓰고 있으니까 그냥 기분이 좋고 기가 사는 것 같다"며 "제빵을 배우기 전엔 매일매일이 심심하고 재미없었는데, 지금은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대회를 함께 주최한 전국제과인협회 고화원(42) 회장은 "장애인들도 어엿한 제빵사로 일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모두 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