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날씨는 선선하고.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이곳저곳 여행하고 싶은 계절이다. 박물관, 미술관 등지로 여행을 다녀온 뒤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 있는 일. 꼭 학교에 제출할 체험 학습 보고서가 아니어도 다채로운 방법으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도훈(13)과 예은(7) 남매와 함께 무려 90여 곳의 박물관을 견학, 일명 '박물관 엄마'로 통하는 한의숙(39)씨는 20가지가 넘는 체험 학습 보고서를 개발해 전시도 했을 만큼 이 분야의 달인. 최근엔 '얘들아, 박물관 가자'(역사공간)라는 책을 펴낸 그에게서 체험 학습 보고서 쓰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그림엽서'로 만든 체험감상문?
똑같은 음식도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듯 아이의 생각도 어떻게 기록하고 포장하느냐에 따라 훗날 전혀 다른 학습효과를 갖는다.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아이라면 그림엽서로 감상문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아이가 인상적으로 본 유적 또는 작품들을 엽서 크기 종이에 그린 뒤 짧은 설명과 감상을 적게 한다. 공룡 마니아인 도훈이는 부천자연생태박물관에서 본 티라노 사우루스, 벨로시랩터, 이구아노돈, 트리케라톱스 등을 한 장씩 그려 엽서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봉투를 만들어 한데 넣으면 훌륭한 감상문 완성!
상상력 풍부한 아이는 '그림동화책'
이야기를 좋아하고, 혼자 꾸며서도 할 수 있는 아이라면 그림동화 형식의 보고서를 만들어보자. 자기가 주인공이 되어 박물관에 다녀온 날 일어난 갖가지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꾸민다. 도훈이의 경우 '화장품박물관'에 다녀온 경험을 그림동화로 꾸몄다. 조그만 향유병에서 나온 요정을 만나 새로운 모험을 한다는 줄거리. 집안에 굴러다니는 낡은 동화책에 색상지를 새로 붙인 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멋진 그림동화책 한 권을 탄생시켰다.
'오디오북'도 만들 수 있어요
우선 공테이프와 녹음기를 준비한 뒤 유적지나 박물관,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느낀 점을 즉석에서 녹음한다. 이 테이프만 봉투에 넣어 제출해도 이색적인 감상문. 차박물관을 다녀온 도훈이는 테이프와 함께 팝업북 형식의 간단한 보고서를 함께 제출해서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우선 두 겹으로 접은 도화지 한쪽에 아이가 재미있게 본 전시장 풍경을 일렬로 그린 뒤 동선에 칼집을 냅니다. 그런 다음 아이 얼굴 사진에 손잡이를 만들어 칼집이 난 동선 안에 끼우지요. 캐릭터를 움직여가면서 테이프를 들려주면 청중들이 아주 재미있어 합니다."
편지를 쓸까, 학습지를 만들까
역사적 인물이나 전시장에서 만났던 특별한 주인공에게 편지 형태로 쓰는 감상문. 항공우편 봉투를 만드는 것도 잊지 말자. 승부욕 강하고 문제 풀기 좋아하는 아이라면 학습지 형태로 감상문을 만들어보는 것도 이채롭다. 답사한 곳에 대한 문제를 엄마가 내면 아이가 답을 달아가는 방식. 글과 그림, 사진, 그래프 등 다양한 시각자료들을 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학습지형 보고서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