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옥계면에 있는 금진 해수욕장. 요즘 '해안경관 조성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군에서 설치한 경계 철조망을 경관 펜스로 교체하는 공사이다. 철조망을 뜯어내고 있고, 철조망 바깥 해안 백사장에서는 굴삭기가 땅을 파내고 있다. 전체 공사구간의 길이가 714m로경관 펜스로 대체되면 바다의 조망이 개선될 전망이다.

금진 해수욕장의 철조망은 1996년 북한 잠수정 침투 사건 이후에 설치됐다. 그러나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 금진 해수욕장에 대체 설치될 경관 펜스는 높이 1.6m로 인근 해안도로로 경관이 빼어난 헌화로(獻花路)와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했다. 또 해안쪽에 폭 1.5m의 보도를 만들어 산책로와 군 경계근무자의 순찰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강원 동해안 지역 해안의 군 경계 철조망이 조금씩 철거되고 있다. 이미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 해수욕장 철조망은 경관펜스로 일부가 교체됐고, 나머지 구간도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의 경관펜스는 초록색의 울타리 모양에다 1.3m 높이로 나직하게 설치됐다. 경포해수욕장의 남쪽에 있던 군 소초도 여름 해수욕장 개장 이전에 철거돼 모래밭으로 돌아갔다.

동해시에서도 어달항 북쪽~대진항 남단 2.3㎞ 구간의 해안 철조망이 10월부터 철거에 들어가 연말까지 경관형 펜스로 교체될 예정이다. 동해시는 이곳 군 초소 6동을 리모델링해 주고 2곳에 CCTV를 설치할 예정이다. 속초시의 경우 이미 속초해수욕장 해안철조망이 일부 철거됐다. 청호동 신수로교량∼속초해수욕장 인근까지 해안도로 주변 500m 구간의 해안 철조망도 철거돼 펜스로 교체된다.

강릉 금진해수욕장의 경계용 철조망이 철거되고 있다. 〈왼쪽〉사천진 해수욕장은 철조망이 사라지고 일부는 낮은 경관 펜스가 설치됐으며, 나머지 구간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고성군은 10월부터 죽왕면 공현진1리, 문암진 2리, 거진읍 반암리, 토성면 교암해수욕장 등 4개 간이 해수욕장의 철조망 1.6㎞를 철거키로 했다. 이에따라 올해 연말까지 공현진 1리 해수욕장의 경우 120m 구간에 높이 2.4m의 관광펜스가 설치된다. 자치단체마다 철조망을 경관 펜스로 대체하거나 무인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주고 있다.

동해안 철조망은 단계적으로 철거돼오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경계 강화를 목적으로 다시 설치됐다. 이에따라 해수욕장, 주택이나 상가 밀집지역, 관광지 등을 중심으로 철조망을 제거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계 부실을 우려하는 군 부대의 동의를 얻지 못해 지지부진한 곳도 많다.

게다가 대체 설치되는 경관 펜스의 높이를 두고서도 더 높이려는 군과 더 낮추려는 자치단체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양양군은 낙산, 지경해수욕장 해안 철조망 740m를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군 부대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양양군 관계자는 "주민들은 서서 조망이 가능하도록 1m 정도 높이로 해달라는 반면, 군 부대에서는 2m 정도를 고수하고 있어 의견 접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척에서도 경관 펜스의 높이를 두고 시비가 일었다.

또 철조망 제거 및 대체시설 설치 사업비를 자치단체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대형 사업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강원도는 올해 국비 20억원과 시·군비 30억원 등 모두 50억원을 들여 12개 해수욕장의 해안 철조망 6.4㎞를 철거할 계획이다. 그러나 군 부대와의 협의가 지연되면서 해수욕장 운영이 끝난 가을에야 뒤늦게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