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金瓊元) 전 주미대사와 문정인(文正仁) 국제안보대사, 현인택(玄仁澤) 고려대 교수 등은 7일 한미클럽(회장 봉두완) 초청 토론회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의 한국군 단독행사 추진을 비롯한 한·미 동맹 현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김 전 대사와 현 교수는 전시 작통권 문제로 한·미 동맹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 반면, 문 대사는 "두 문제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시점과 방식
김 전 대사는 "전시 작통권 문제로 한·미 관계가 나빠진 게 아니라 한·미 관계가 나빠져서 이 문제가 복잡해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관계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민감한 문제를 제기하는 게 현명한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현 교수는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에 앞서 한·미 관계의 새 청사진을 제시했어야 한다"며 "지금은 그런 것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사는 "전시 작통권 문제는 사실 한·미 동맹 전체 중의 아주 작은 기술적인 부분"이라며 "국내 정치적 상황 때문에 불거졌을 뿐 이렇게 논란이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주권 문제인가
김 전 대사는 "전시 작통권은 기술적 측면에 관한 것이어서 (주권 문제로 삼지 않았다면) 쉽게 풀릴 문제"라고 했다. 현 교수도 "작통권에 대해 정부가 과거 청산하듯 접근하고 있다"며 "이는 60년 한반도 안정의 가장 중요한 동맹관계에 먹칠하는 듯한 이미지를 주게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사는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를 북한 급변 상황과 연계했다. 그는 "북한 내부에 문제가 생겨 대량살상무기가 외부에 유출될 경우 미국은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며 "이 경우 과연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대사는 현재 한미연합사 체제의 가장 큰 존재 이유인 북한의 기습 도발 대처에 대해 "도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했다.
◆미국의 전시 증원군
현재의 한미연합사 체제에선 한반도 전쟁 발발시 미군이 작전계획에 있는 대로의 대규모 증원군을 자동적으로 투입하게 돼 있다. 김 전 대사는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오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제 (전시 작통권을 한국군이 단독 행사하게 되면 유사시 미 증원군을)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 대사는 "지금도 전시에 미군 69만명이 오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문제"라며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이런 말에 대해 '한국이 왜 그러느냐, 왜 미국이 부담해야 되느냐, 우리도 어려운데 이런 주장이 동맹이 할 얘기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미 동맹의 현재
김 전 대사와 현 교수는 물론 문 대사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김 전 대사는 "과거에도 한·미 간에는 이견이 있었지만 상대방 저의를 의심한 적은 없다"며 "미국은 한국의 대북 정책 의도와 민족주의 대두 배경을 의심하고 있고, 한국도 미국의 의도를 의심하면서 작통권 문제가 노출됐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발전 및 민주주의 성장에 따른 구조적 문제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불필요한 말'을 한·미 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소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