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두 번 방송됐을 뿐인데 반응은 폭발적이다. KBS 2TV '개그 콘서트'에서 최근 새롭게 선보인 '골목대장 마빡이'. 반 대머리 분장을 한 개그맨 정종철, 김시덕, 김대범, 박준형이 차례로 나와 쉴 새 없이 이마와 몸을 때린다. 왜 때려야 하는지, 왜 때리는지 이유도 없다. 맞으면서 헐떡이며 "힘들어~. 시간 끌지마" 같은 애드리브를 툭툭 내던질 뿐, 대사 전달이 분명한 것도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웃는다.

단서는 이 말뿐이다. "우리 개그는 이게 다여~." 솔직한 게 매력인지, 어쩌다 나오는 이 한마디에도 시청자는 몸을 들썩이며 웃어댄다. '가학적인데…'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는 정종철은 코너가 끝날 때쯤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고, 팔을 크게 휘두른 다음 이마를 때리는 김시덕은 몇 초만 지나도 맞은 부위가 시뻘게질 정도다. 이 코너를 만든 박준형조차도 "이렇게 대박 날 줄은 솔직히 몰랐다"고 한다. "대학로에서 6년 전에 소극장에 올렸던 것이거든요. 원래 제목도 '건들건들 건달이'였는데, 왜 건달들이 행인한테 돈 뺏을 때 다리도 떨고, 자기 몸도 때리면서 힘 과시 하잖아요. 대머리 가발이 있기에 이마 좀 때리고 그랬는데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주시고 기억하시더라고요. 종철이가 이번에 한번 해보자 해서 방송을 탔죠."

팬들은 왜 그들에게 찬사를 보낼까. 한마디로 '신선하다', '개그의 본질을 파고들었다'는 평. 상황극으로 혹은 유행어로, 잘 짜인 틀 속에서 웃음을 끌어내려 하는 기성(ready-made) 개그가 아닌, 가장 단순한 인간의 원형(原形)을 찾았다는 것이다. 1900년대 초반을 휩쓴 '슬랩스틱 코미디(slapstick comedy)'의 주인공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인제대 김웅래 교수는 "말 그대로 '땀의 결정체'인 육체 노동에서 리얼리티를 한껏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형인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개그맨들의 자학에 대리만족이나 희열을 느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경향도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형은 "이 개그엔 내용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수고하는구나, 노력하는구나 하면서 그냥 웃어주시는 것 아닐까요?" 포맷을 바꿔보고도 싶지만 원본을 훼손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 금방 식상해질 거라고 했다. 새로운 개그를 또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