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5일, 테러조직 알카에다는 이라크를 근거지로 급진·폭력 이슬람 제국을 건설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5주년을 앞두고 이날 미 퇴역장교협회에서 한 연설에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레닌과 히틀러에 비유하며 "그들의 말을 결코 가벼이 들어서는 안 된다"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역사는 악과 야만에 찬 인간의 말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끔찍한 실수였음을 가르쳐주고 있다"면서 "빈라덴과 그의 테러동맹들은 레닌과 히틀러처럼 그들의 의도를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빈라덴의 과거 발언록을 상세히 예시하면서, "알카에다와 그 추종세력들은 유럽과 북아프리카, 중동과 동남아 등 현재와 과거의 이슬람 영토를 포함하는 전체주의 이슬람 제국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은 테러지도자의 희망을 완수시키도록 하는 것이자 그를 더 강력한 세계적 위협으로 만드는 것일 뿐"이라고 이라크 철군을 부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별도 성명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4일 채택한 국가비상상황은 계속돼야 한다"며 국가비상 상황 기간을 연장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전 문제에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혼란에 빠진 이라크 상황은 부시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존 케리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상원의원)는 "부시가 2001년 말에 빈라덴을 없앴다면 지금 와서 이런 야만적 언사들은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