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근무직원. 32평형(실평수 25.7평) 사택 제공, 정년 58세 보장(삼성·현대그룹의 45세 보다 10년 이상 장기근무), 대학까지 전(全)자녀 학자금 전액지원, 대졸 10년 근속 발전소 교대근무자 평균연봉 5300만원, 30년 교대근무자 평균연봉 9000만원.'
한국전력 산하 중부·남동·동서·남부·서부 등 5개 발전회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직후, 산업자원부가 공개한 노조원들의 임금·후생복지 수준이다. 한전 관계자는 "2001년 발전부문이 5개 발전회사로 분리되면서 한 번에 15%나 임금이 인상됐다"며 "임금 순으로 따지면 발전회사 봉급이 제일 높고 다음이 한전기공, 한산개발, 민간정비업체 순"이라고 했다. 민간 기업에 못지않은 높은 임금과 안정성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한국전력 그룹.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일까? 한전 주변에선 발전산업 노조의 파업 소식이 전해지자 '귀족 노조의 횡포'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실제 발전산업 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같은 한국전력 그룹에 속한 한국전력, 한전기공, 한전기술, 한전산업 개발 노조원들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달 19일 한국전력 앞 대규모 시위, 지난 3일 대학로 '총파업 승리 결의 대회'에도 다른 전력회사 노조원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발전산업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산하 공공연맹에 가입된 전기안전공사, 석탄사업단, 지역난방공사 등 다른 공사 노조원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3000명 가까운 지난 3일 집회 참석자 가운데 공공연맹 소속 노조원은 200명이 채 안 됐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발전산업 노조는 15시간 만에 파업을 접었다.
그래도 국가 기간사업에 종사하는 '형편 좋은 노조'의 파업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방성수·산업부 ssbang@chosun.com)